한여름 만난 성탄절 풍경

'8월의 크리스마스' 하면 영화제목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가나아트센터가 기획한 《8월의 크리스마스》전(展)은 영화 제목을 차용한 탓에 다소 진부해 보인다. 그러나 전시를 들여다보면 색다른 장면을 발견하게 된다. 전시는 삼복더위에 크리스마스 정경을 보여주면서 '계절을 창조하는 작가의 상상력'을 즐길 수 있다.

사람들은 12월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아기자기한 장식을 달아놓는 크리스마스트리나 환상적인 거리 조명을 통해 동화의 세계에 빠져든다. 이번 《8월의 크리스마스》전에는 작가가 상상하는 크리스마스가 다채롭게 펼쳐진다. 이장섭은 LED 조명을 통해, 최수환은 맥주잔의 집합을 통해 환상적인 '크리스마스트리'를 연출하고 있다. 정국택은 스테인리스 스틸과 LED를 결합해 썰매를 끄는 경쾌한 사슴을 보여주고 있다. 재료의 활용도 눈에 띈다. 김범수는 연인들이 사랑하는 장면을 담은 영화 필름 조각을 모았고, 윤정원은 어린이에게 인기가 높은 레고 조각을 모아 형상화했다.

상상의 세계에 빠져보는 즐거움이 있고,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회사 장식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아이디어를 제공할 수 있을 것 같다. 전시는 30일까지. (02)720-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