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LG배 세계기왕전] '내장(內臟)파열'

〈제4보〉(36~50)=최철한은 2006년 딱 한 차례지만 국내 랭킹 1위까지 올라본 경험이 있다. 반대로 2008년 3월엔 14위까지 떨어지는 등 부침(浮沈)의 폭이 누구보다 컸다. 그의 하향 커브는 역시 2005년 5회 잉씨배 결승전 패배 이후 쌓인 좌절감이 원인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작년 말부터 한자릿수 랭킹으로 복귀, 6회 잉씨배를 안고 돌아온 5월부터는 국내 4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백은 노 타임으로 36에 잇는다. 37로 '내장이 뚫리는(바둑계 은어다)' 아픔을 감수할 만큼 36 자리가 필쟁의 요소라고 판단한 것. 37로는 참고1도 1 이하 7까지 실리를 챙기는 수법도 있으나 외곽이 온통 백 천지로 변한다. 39로 뻗고 백도 40에 끊어 살벌한 난타전이 계속되고 있다.

42 이하 45는 응급조치. 42로 그냥 46은 흑 '가'의 치중이 있다. 흑도 45로는 이렇게 욕심부릴 게 아니라 참고2도 1로 참아 5까지 정비하는 게 온건했다는 중론. 이곳의 찜찜한 뒷맛은 훗날 후환으로 현실화된다. 49까지 울타리를 치자 백도 50에 끊어 좌변 영유권을 주장하고 나서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