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페이퍼진] 스타 매거진 : 이병헌
입력 : 2009.08.24 13:55
▶세계 영화 중심부에 이름을 새기다
'지. 아이. 조'는 '미이라' 시리즈 1, 2편을 연출했던 스티븐 소머즈가 감독을 맡았다. 정예 특수부대 지아지 조와 최첨단 무기로 무장한 테러리스트 집단인 코브라 군단의 대결을 그린다. 이병헌은 코브라 군단의 비밀병기 스톰 섀도를 연기했다. 악당이다.
'지. 아이. 조'는 미국에서 개봉 첫 주말 4007개 상영관에서 562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북미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당연히 이병헌의 주가도 급상승하고 있다. 지난 12일 세계 최대 영화 데이터베이스 사이트인 IMDB의 유료 코너 IMDBPRO에 따르면, 이병헌은 주간 배우 검색 인기순위 '스타미터(STARmeter)'에서 30위에 올랐다. 안젤리나 졸리와 메릴 스트립보다 상위권에 위치해 있다. 지난해 영화 '놈놈놈'으로 1000위 안에 진입한 후 1년만에 무려 900위 가량 가파르게 상승했다. 할리우드에 진출한 국내 배우 중 가장 높은 순위다.
그뿐만이 아니다. 지난 7일 미국 MTV는 "누가 '지.아이.조'의 예비스타가 될 것인가"란 기사에서 레이첼 니콜스와 함께 주목되는 예비스타로 이병헌을 선정했다. 한국, 일본을 넘어 세계 영화의 중심부에 당당하게 입성한 것이다.
▶초라한 출발..."데뷔작이 은퇴작 될 것"
이병헌은 KBS 공개 14기로 연예계에 입문했다. 출발은 험난했다. 데뷔작 '아스팔트 내 고향'(1991)에 출연했을 때였다. 이병헌은 한 인터뷰에서 "당시에 '이게 네 데뷔작이자 은퇴작이다. 대체 왜 연기자가 되려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는 말까지 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이듬해 '내일은 사랑'(1992)을 통해 이름을 알렸다.
이병헌은 드라마 '아스팔트 사나이'(1995)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런어웨이'(1995), '그들만의 세상'(1996), '지상만가'(1997) 등이 잇달아 흥행에 실패하면서 잊혀지는 듯했다. TV 스타에서 영화배우 변신은 순탄치 않았다. 전도연과 함께 출연한 '내 마음의 풍금'(1999)으로 분위기를 바꿨고, '공동경비구역 JSA'(2000)를 통해 마침내 흥행배우 대열에 합류했다. '번지점프를 하다'(2000), '중독'(2002) 등 멜로영화에서는 섬세한 연기로 여성팬들을 사로잡았다. 특히 송혜교와 호흡을 맞춘 드라마 '올 인'으로 브라운관을 완전히 장악했다. 이때 송혜교와 연인 관계로 발전했다가 1년 후 헤어졌다. 결별 기자회견에서 "여자로서 더할 나위없이 훌륭했다. 연기자로서도 앞으로 큰 일을 할 수 있는 재능을 갖고 있다"고 말하며 깔끔하게 이별했다. 지난해 정우성, 송강호와 스리톱을 이뤄 출연한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은 668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이병헌은 신중한 성격이다. "사실적인 연기를 좋아한다"고 말한다. "인물을 이해하지 못하면 연기하지 못하겠다"고 표명할 만큼 완벽주의자다. 그런 철저함과 진지함이 이병헌의 성공시대를 이끌고 있다.
▶멜로에서 악역으로 확장
이병헌은 깊은 눈빛과 환한 미소가 매혹적이다. 여성 화장품 CF 모델로 캐스팅될 정도다.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입니다"('번지점프를 하다'), "올 인! 지금 난 내 모든 걸 걸고 한 사람을 사랑하고 있습니다"('올 인')라고 말하며 여성팬들의 가슴을 뒤흔들었다. 굵직하면서도 부드러운 목소리도 장점이다. 여기에 최고의 근육질 몸매로 남성들의 부러움도 사고 있다. 탄탄한 신체 조건과 수려한 외모, 섬세한 감성과 연기력을 두루 갖추고 있는 드문 배우다.
이병헌은 최근 연기 변신을 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3편 연속 악역을 맡았다. '놈놈놈'의 창이 역이 첫 악역이었다. 트란 안 홍 감독의 '나는 비와 함께 간다'(2008)에도 인정사정 없고 무자비한 홍콩 범죄조직의 보스 수동포로 출연했다. '지. 아이. 조'의 스톰 섀도 역시 표면적으로는 악역이다. 10월 방영 예정인 드라마 '아이리스'에서도 최정예 특수부대원 출신 국가안전국 요원으로 출연한다. 선 굵은 캐릭터들이다.
▶이제 시작일 뿐...갈 길은 멀다
할리우드 진출은 분명 성공적이다. 평가는 호평 일색이다. '지. 아이. 조' 프로듀서인 로렌조 디 보나벤츄라는 "스크린을 장악하는 엄청난 기운을 가진 배우"라고 말했고, 소머즈 감독은 "강렬하고 매료되기 쉬운 눈빛을 가졌다"고 평가했다. 톱스타 시에나 밀러 역시 "그의 '달콤한 인생'을 봤다. 굉장한 연기력을 가진 배우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 이병헌이 '지. 아이. 조'에서 보여준 매력은, 현란한 액션과 잘 다듬어진 근육이다. 빼어난 연기력이 아니다. 특유의 눈빛, 표정연기는 분명히 빛을 발했다. 하지만 '동양인 무사'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할리우드 제작진은 이병헌을 캐스팅한 이유를 숨기지 않았다. 아시아 시장을 겨냥한 마케팅 전략이다. 보나벤츄라가 이병헌에게 "아시아 관객 수를 지켜보겠다"고 대놓고 말한 점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지. 아이. 조'의 영문 홈페이지에서도 "도코돔에서 4만5000명의 팬을 동원한 유일한 한류스타"라고 소개했다.
이병헌은 '지. 아이. 조' 2, 3편에도 출연할 계획이다. '액션배우 이미지로 고정되지 않을까' 하는 점을 충분히 고려해야 할 것이다. 이병헌도 이를 충분히 의식하고 있다. "내가 할리우드에서 정말 하고 싶은 작품을 고를 수 있는 위치에 오르기 위한 과정이다"고 말한다. 이병헌은 '지. 아이. 조'에서 손색없는 영어 실력을 선보였다. 액션 연기도 훌륭했다. 여기에 연기력까지 발휘한다면, 한국배우 최초의 할리우드 스타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다.
'지. 아이. 조'는 '미이라' 시리즈 1, 2편을 연출했던 스티븐 소머즈가 감독을 맡았다. 정예 특수부대 지아지 조와 최첨단 무기로 무장한 테러리스트 집단인 코브라 군단의 대결을 그린다. 이병헌은 코브라 군단의 비밀병기 스톰 섀도를 연기했다. 악당이다.
'지. 아이. 조'는 미국에서 개봉 첫 주말 4007개 상영관에서 562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북미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당연히 이병헌의 주가도 급상승하고 있다. 지난 12일 세계 최대 영화 데이터베이스 사이트인 IMDB의 유료 코너 IMDBPRO에 따르면, 이병헌은 주간 배우 검색 인기순위 '스타미터(STARmeter)'에서 30위에 올랐다. 안젤리나 졸리와 메릴 스트립보다 상위권에 위치해 있다. 지난해 영화 '놈놈놈'으로 1000위 안에 진입한 후 1년만에 무려 900위 가량 가파르게 상승했다. 할리우드에 진출한 국내 배우 중 가장 높은 순위다.
그뿐만이 아니다. 지난 7일 미국 MTV는 "누가 '지.아이.조'의 예비스타가 될 것인가"란 기사에서 레이첼 니콜스와 함께 주목되는 예비스타로 이병헌을 선정했다. 한국, 일본을 넘어 세계 영화의 중심부에 당당하게 입성한 것이다.
▶초라한 출발..."데뷔작이 은퇴작 될 것"
이병헌은 KBS 공개 14기로 연예계에 입문했다. 출발은 험난했다. 데뷔작 '아스팔트 내 고향'(1991)에 출연했을 때였다. 이병헌은 한 인터뷰에서 "당시에 '이게 네 데뷔작이자 은퇴작이다. 대체 왜 연기자가 되려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는 말까지 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이듬해 '내일은 사랑'(1992)을 통해 이름을 알렸다.
이병헌은 드라마 '아스팔트 사나이'(1995)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런어웨이'(1995), '그들만의 세상'(1996), '지상만가'(1997) 등이 잇달아 흥행에 실패하면서 잊혀지는 듯했다. TV 스타에서 영화배우 변신은 순탄치 않았다. 전도연과 함께 출연한 '내 마음의 풍금'(1999)으로 분위기를 바꿨고, '공동경비구역 JSA'(2000)를 통해 마침내 흥행배우 대열에 합류했다. '번지점프를 하다'(2000), '중독'(2002) 등 멜로영화에서는 섬세한 연기로 여성팬들을 사로잡았다. 특히 송혜교와 호흡을 맞춘 드라마 '올 인'으로 브라운관을 완전히 장악했다. 이때 송혜교와 연인 관계로 발전했다가 1년 후 헤어졌다. 결별 기자회견에서 "여자로서 더할 나위없이 훌륭했다. 연기자로서도 앞으로 큰 일을 할 수 있는 재능을 갖고 있다"고 말하며 깔끔하게 이별했다. 지난해 정우성, 송강호와 스리톱을 이뤄 출연한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은 668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이병헌은 신중한 성격이다. "사실적인 연기를 좋아한다"고 말한다. "인물을 이해하지 못하면 연기하지 못하겠다"고 표명할 만큼 완벽주의자다. 그런 철저함과 진지함이 이병헌의 성공시대를 이끌고 있다.
▶멜로에서 악역으로 확장
이병헌은 깊은 눈빛과 환한 미소가 매혹적이다. 여성 화장품 CF 모델로 캐스팅될 정도다.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입니다"('번지점프를 하다'), "올 인! 지금 난 내 모든 걸 걸고 한 사람을 사랑하고 있습니다"('올 인')라고 말하며 여성팬들의 가슴을 뒤흔들었다. 굵직하면서도 부드러운 목소리도 장점이다. 여기에 최고의 근육질 몸매로 남성들의 부러움도 사고 있다. 탄탄한 신체 조건과 수려한 외모, 섬세한 감성과 연기력을 두루 갖추고 있는 드문 배우다.
이병헌은 최근 연기 변신을 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3편 연속 악역을 맡았다. '놈놈놈'의 창이 역이 첫 악역이었다. 트란 안 홍 감독의 '나는 비와 함께 간다'(2008)에도 인정사정 없고 무자비한 홍콩 범죄조직의 보스 수동포로 출연했다. '지. 아이. 조'의 스톰 섀도 역시 표면적으로는 악역이다. 10월 방영 예정인 드라마 '아이리스'에서도 최정예 특수부대원 출신 국가안전국 요원으로 출연한다. 선 굵은 캐릭터들이다.
▶이제 시작일 뿐...갈 길은 멀다
할리우드 진출은 분명 성공적이다. 평가는 호평 일색이다. '지. 아이. 조' 프로듀서인 로렌조 디 보나벤츄라는 "스크린을 장악하는 엄청난 기운을 가진 배우"라고 말했고, 소머즈 감독은 "강렬하고 매료되기 쉬운 눈빛을 가졌다"고 평가했다. 톱스타 시에나 밀러 역시 "그의 '달콤한 인생'을 봤다. 굉장한 연기력을 가진 배우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 이병헌이 '지. 아이. 조'에서 보여준 매력은, 현란한 액션과 잘 다듬어진 근육이다. 빼어난 연기력이 아니다. 특유의 눈빛, 표정연기는 분명히 빛을 발했다. 하지만 '동양인 무사'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할리우드 제작진은 이병헌을 캐스팅한 이유를 숨기지 않았다. 아시아 시장을 겨냥한 마케팅 전략이다. 보나벤츄라가 이병헌에게 "아시아 관객 수를 지켜보겠다"고 대놓고 말한 점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지. 아이. 조'의 영문 홈페이지에서도 "도코돔에서 4만5000명의 팬을 동원한 유일한 한류스타"라고 소개했다.
이병헌은 '지. 아이. 조' 2, 3편에도 출연할 계획이다. '액션배우 이미지로 고정되지 않을까' 하는 점을 충분히 고려해야 할 것이다. 이병헌도 이를 충분히 의식하고 있다. "내가 할리우드에서 정말 하고 싶은 작품을 고를 수 있는 위치에 오르기 위한 과정이다"고 말한다. 이병헌은 '지. 아이. 조'에서 손색없는 영어 실력을 선보였다. 액션 연기도 훌륭했다. 여기에 연기력까지 발휘한다면, 한국배우 최초의 할리우드 스타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