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LG배 세계기왕전] 전투와 양병(養兵)

〈제5보〉(51~65)=스위에(時越)는 지난 2월 제1회 비씨카드배 1회전서 입단 직전의 한국 연구생 이지현에게 패배, 스타일을 구겼으나 그 직후의 14회 LG배 1회전서는 '최고 우량주' 김지석을 탈락시키는 솜씨를 보였다. 18세 소년답게 아직은 그 속을 알 수 없는 미완(未完)의 그릇인 셈. 아무튼 중국 바둑계가 현재 가장 기대하는 최정예 군단의 한 명인 것만은 분명하다.

한구석에서 정신없이 치고받던 두 기사, 이번 보(譜)에선 모처럼 많은 스텝을 밟으며 링을 폭넓게 사용하기 시작한다. 53 단수 때 54가 최근 최철한의 호조를 반영하는 수. 지금은 국지적으로 치고받는 것보다 양병(養兵)에 주력할 때라고 본 것이며 그 판단은 옳았다. 평소 기풍대로 55에 단수쳐 공격에 나서는 것은 현 국면에선 실속이 없어 보인다는 중론.

55에선 스위에의 침착함이 묻어난다. 참고도 1이 큰 곳이지만 백 2로 갈라쳐 가면 좌중앙 흑은 생각보다 크게 시달리게 된다. 16까지는 하나의 예(10…△). 그러나 59는 별로 호평을 받지 못했다. 여기선 '가'가 '나'의 건너 붙임까지 노리는 최대처였다는 것. 64에 65로 붙여 바둑은 중앙전으로 번져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