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나에서 만난 요가女들, 누구 몸매가 제일 좋을까?

'독사의 구강 침투 장면'은 '요가학원'을 공포영화답게 하는 장면 중 하나다.

침대에 누워있는 김혜나의 몸 위로 뱀 한 마리가 스르르 기어올라오더니 입 속으로 쑥 들어간다.

김혜나는 부들부들 떨면서 눈을 치켜 뜬다. 연기가 아니라 진짜 공포에 질린 얼굴이다.

"진짜 패닉이었어요. 뱀이 제 목을 너무 똘똘 감아서 꼬리를 잡고 있던 조련사의 손이 화면에 나올 것 같았나 봐요. 주위에서 '꼬리 놔, 꼬리 놔' 이러니까 정말로 그분이 꼬리를 놔버렸어요. 그 순간 정신이 확 나갔죠. '이번에 끝내지 못하면 안된다'는 오기로 겨우 버텼죠. 촬영 끝나고도 침대에서 못 일어나서 계속 울고, 밥도 못 먹었어요. 딴 애들은 뱀이랑 뽀뽀도 하던데."

(입 언저리까지 뱀이 올라오는 것까지만 실제 장면, 입 안으로 들어가는 건 컴퓨터그래픽이다.)

김혜나는 영화 속에서 성형 중독자로 나온다. 코를 오똑하게 세우는 특수 분장을 했다.

"코 분장에 매일 두시간씩 걸렸어요. 촬영 시작 전 남들보다 두 시간 먼저 나와서 준비를 해야 하니까 잠이 부족했죠. 나중엔 분장하다 잠이 들어 코를 골았대요. 어찌나 미안하고 창피하던지."

촬영을 마치고 부산에 놀러간 '미녀요가군단'은 비오는 해운대에서 비키니를 입고 수영을 했다. 호텔로 돌아와선 다 함께 사우나를 갔다.

"요가를 하다 보니까 몸매가 다들 너무 예뻐졌더라고요. 유진이도 조금 통통해 보였는데 그게 다 요가로 단련된 섬세한 근육인 거 있죠. 여자애들 다섯 명이 시끄럽게 욕조 안에서 시원하다고 떠들고. 제일 먼저 나간 건 '저질체력' (이)영진이랑 저고요. 다들 배고프다고 나가는데 막내 (황)승언이는 욕탕 안에서 얼굴만 내밀고 흐뭇한 목소리로 '전 좀 있다 갈께요'라고 하더라고요."

'요가학원'의 힘은 호화캐스팅에 있다. 이영진 차수연 박한별 등 대부분의 출연진이 1m70 전후의 쭉 뻗은 키에 눈 돌아가는 S라인의 소유자다.

"다들 너무 부러울만큼 몸매들이 좋아 제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어요. '나는 나중에 다시 태어나면 키 1m78에 얼굴 하얗고 입술 빨간 모델 몸매로 태어나고 싶다'고. 그랬더니 옆에 있던 유진이 이러는 거예요. '언니, 난 언니만큼만 됐으면 좋겠어'라고."

영화를 위해 60일간 집중 수련을 하면서 요가의 매력에 푹 빠졌다. 촬영이 끝난 요즘도 꾸준히 요가학원을 다니고 있다.

"(차)수연이랑 유진이랑 셋이서 같이 학원 다니고 있어요. (김)영진이는 12월부터 같이 다니기로 했고요. (조)은지도 곧 나올 거예요."

김혜나에 대해 한 영화 관계자는 '독립 영화계의 여왕'이라 표현했다.

2001년 데뷔작 '꽃섬' 이후 '거울속으로'(2003), '레드아이', '역전의 명수'(이상 2005), '내 청춘에게 고함'(2006), 'HERs'(2007), '연인', '경축 우리사랑', '카페 느와르'(이상 2008) 등에 출연해왔다.

"우정출연 빼고 제대로 출연한 영화만 벌써 9~10편 정도 되는 것 같아요. 영화 굉장히 많이 했는데 왜 통장은 비어있는 걸까? 이상하네.(웃음)"

◇"뱀 실제로 드신 거 아니죠?" "먹었어요." 뜨악한 기자의 표정에 "에이 그걸 또 실제로 믿으면 어쩌시나"라고 답한다. 따뜻한 눈망울 저 뒤편엔 악동의 장난기가 가득하다. < 권영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