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3년 '실미도' 최초…'괴물'은 1302만명으로 1위 |
영화 '해운대'의 1000만 관객 동원과 함께 한국영화의 흥행사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설경구 안성기 허준호 정재영이 주연을 맡은 강우석 감독의 '실미도'는 백동호 원작소설을 영화로 제작해 2003년 12월 24일 개봉했다. 1108만명의 관객을 끌어모으면서 한국 영화사상 처음으로 1000만명 시대를 열었다. 1ㆍ21 사건을 계기로 김형욱 중앙정보부장의 지시로 설립된 684부대의 혹독한 훈련과 북파좌절, 그리고 부대원들의 불만이 폭발해 탈출하는 과정을 담았다. 이 영화를 계기로 오랫동안 잊혀져 왔던 실미도 사건이 다시 주목을 받았으며, 실미도 부대와 같은 북파부대에 대한 내용이 재조명되기도 하였다.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실미도도 관광지로 개발되기도 했다.
2004년 2월 5일 개봉된 강제규 감독의 '태극기 휘날리며'는 3개월간 총 1174만명의 관객을 모았다. 장동건과 원빈이 한국전쟁의 소용돌이에 빠진 형제를 연기했고 고 이은주가 장동건의 애인 역할을 했다. 한국판 '라이언 일병 구하기'라는 비판과 비현실적인 스토리 전개 등이 도마에 올랐지만 아카데미 외국어영화 부문 후보작으로 출품될 만큼 해외에서도 화제가 됐다.
영화 '왕의 남자'(이준익 감독)는 2005년 12월 29일 개봉해 이듬해 4월 19일까지 1230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감우성 이준기 정진영 강성연 등이 열연한 이 작품은 조선 연산군 시대를 배경으로 한 픽션. 하지만 공길은 조선왕조실록에 광대로 소개됐으며 드라마와 영화의 소재로 많이 등장한 '연산'과 '녹수'도 실존인물이다. 각기 다른 욕망에서 야기되는 화려한 비극을 보여주는 '왕의 남자'는 이들을 지금까지의 정형화된 폭군이나 요부로 그리지 않고 숨겨진 내면의 고독함과 아픔을 간직한 인물로 재탄생시켰다.
'태극기 휘날리며'의 기록을 1년만에 경신하며 한국영화의 파워를 확인했고, 대종상에서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등 7개 부문에서 수상하는 영예을 얻었다. 성적 소수자인 동성애자와 그들을 소재로 한 영화들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 작품이기도 하다.
봉준호 감독의 SF 영화 '괴물'은 한국영화 역대 최고 기록을 갖고 있다. 2006년 7월 27일에 개봉해 11월 7일까지 1302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괴물로 인해 어린 딸을 잃어버린 가족이 모든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서도 딸을 구하기 위해 힘을 합쳐 고군분투하는 내용으로 송강호 박해일 배두나 등이 열연했다. 괴물이 등장하는 영화이지만, 일상적인 평범한 공간 한강에서 괴물이 나타나고, 괴물과 맞서싸우는 주인공들이 평범하기 그지없는 소시민들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한국영화 최고 흥행 영화답게 국내외 각종 영화상을 휩쓸었다. 제27회 청룡영화제에서 최우수작품상, 남우조연상(변희봉), 신인여우상(고아성)을 거머쥔 데 이어 제39회 시체스 국제영화제에서 특수효과상과 오리엔트 익스프레스상, 제51회 아시아 태평양 영화제에서 최우수 편집상, 최우수 음악상, 최우수 남우조연상, 제27회 오포르토 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 감독상을 잇달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