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한국사 백년의 기록… 시사만화 100주년 기념전(展)

4컷 이하의 그림과 짧은 글로 이뤄진 풍자만화를 보면 그 시대를 알 수 있다.

시사만화를 통해 우리의 지난 100년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서울시의 문화콘텐츠 지원기관 SBA(서울산업통상진흥원)는 올해 한국 만화 100주년을 기념해 예장동 서울애니메이션센터에서 '한국 시사만화 100주년 기념전'을 1일 개관, 13일까지 연다.

기념전에서는 우리나라 최초의 만화가 관재(貫齋) 이도영(1884∼1933) 화백의 작품부터 일제 강점기, 해방공간, 산업화·민주화 시대를 거치며 전해온 시사만화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이도영 화백이 1909년 6월 2일자 '대한민보'에 게재한 한 컷짜리 만평은 특히 눈길을 끈다. 말쑥한 양복 차림의 구한말 신사가 '대한민보'의 한 글자씩 따 사행시를 짓고 있는 모습이다. 신사는 서양문명으로 개화하고 새로운 사상을 표방하는 언론의 모습을 상징하고 있다.

김용환 화백의 '코주부', 안의섭의 '두꺼비', 김성환의 '고바우 영감', 정운경의 '왈순 아지매'와 박재동·이홍우 화백의 작품 등 유명 시사만화가들의 만화와 캐릭터들도 전시돼 있어 해방 후 대한민국 시대상의 변천사를 시사만화로 되짚어볼 수 있다. '중앙신문'에 실린 김용환 화백의 1947년 작품에는 해방 직후 극심한 빈부격차에 대한 풍자가 담겨 있다. 김성환 화백의 1980년 2월 22일자 '고바우 영감'은 과외비 때문에 힘든 집안 살림을 묘사하고 있어 거의 30년 전에도 사교육비가 큰 부담이었음을 알 수 있다.

이번 전시에는 해외 여러 나라와 북한의 시사만화가 함께 선보여 한국의 시사만화와 비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세계의 시사만화가들이 보낸 한국 만화 100주년을 축하하는 만평도 볼 수 있다. 전시 기간 중 토요일인 5일과 12일에는 시사만화가들이 직접 참여하는 사인회도 예정돼 있다.

전시장소인 서울애니메이션센터는 지하철 4호선 명동역 1번 출구에서 200m 정도에 있으며, 입장료는 무료. (02)3455-8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