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LG배 세계기왕전] 생명력(生命力)

 

 

〈제11보〉(143~160)='독사'란 별명에 대해 당사자인 최철한은 어떻게 생각할까. "상대방에게 위압감을 주는 것 같아 마음에 든다"는 반응이다. "상대에게 무섭게 보이고 싶어" 턱수염을 기른다는 어느 프로야구 투수와 비슷한 심리로 보인다. 그런가 하면 전성기 시절 매스컴이 붙여준 '마녀'라는 별명이 너무 거칠다며 "다른 별명으로 불러달라"고 요구했던 루이나이웨이(芮乃偉) 같은 기사도 있다.

좌변 흑 대마는 과연 삶을 부지할 수 있을까. △의 치중 일격을 받아선 도저히 숨통이 트일 것 같지 않은데 대마의 목숨은 생각보다 끈질기다. 143을 선수한 후 145의 붙임이 흑의 유일한 노림. 148까지는 일단 흑의 권리다. 그래놓고 149 이하 156까지 선수 행사 뒤 159에 빠지니 어느새 쉽게는 잡히지 않는 형태가 만들어졌다. 놀랄 만한 생명력이다.

이 수순 중 150으론 참고도 1, 3에 두어 안형(眼形)을 빼앗고 싶다는 의견이 나왔다. 하지만 검토 결과 내려진 결론은 "생각보다 간단치 않다"였다. 흑에도 12까지 반격하는 수단이 있어 모험이므로 실전 150이 현명한 선택이었다는 얘기다. 160에 흑 대마는 사는 수가 있을까. 좌변과 싸우다 만(?) 하변과는 어떤 연관이 있을까. 그 궁금증이 다음 보에서 실전을 통해 밝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