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이야기] 이창호 9단 오목은 9급?

바둑은 입신(入神), 오목은 중급?

베일에 쌓여 있던 이창호(34) 九단의 오목 실력은 일반 아마추어 팬들과 비슷하게 즐길 수 있는 지극히 '서민적'인 수준임이 드러났다. 1일 강원도 정선군 소재 강원랜드호텔 도깨비광장서 열린 바둑 명인전 부대행사에 초대된 이창호는 총 8판의 오목을 두어 절반인 4승을 기록했다.

이창호의 오목 실력에 대해선 그간 확실한 '정설'이 없었다. 이날 함께 행사에 참가한 김영삼 강동윤 홍성지 등 동료 프로기사들의 "바둑에 못지않은 걸로 알고 있다"는 예측이 결과적으로 빗나간 셈. 이창호 본인은 대국 직전 오목 실력에 대한 보도진의 질문에 "몇 십년 만에 둬 보는 것 같다. 바둑으로 치면 한 7급 정도나 될지…"라며 자신 없다는 표정이었다.

이날 행사의 주최자이면서 첫 상대로 출전해 승리한 하이원리조트 최영 사장이 "봐준 것 같다"고 하자 이창호는 "제 실력이 원래 그 정도밖에 안 돼요"라며 손사래를 쳤다.

이창호는 행사 후 "게임인 만큼 최대한 재미있고 즐겁게 두려고 했다"면서 "앞으로도 기회 닿는 대로 참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창호는 이날 오목 외에 릴레이바둑, 다면기로도 팬들과 어울렸다. 이창호는 최근엔 바둑 응용게임 '바투'에도 참가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