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LG배 세계기왕전] 요충(要衝)다툼

〈제2보〉(19~30)=일본 바둑계는 약 20년 사이 천국과 지옥을 동시에 경험 중이다. 눈부신 황금기를 구가하던 일본은 1990년대 중반부터 급전직하, 어느새 변방의 3류국으로 전락해 버렸다. 그런 일본이 재건의 기수(旗手)로 첫손에 꼽는 기사가 바로 이야마(井山裕太)다. 50대 조치훈 왕리청(王立誠), 40대 요다(依田紀基) 등이 아직도 일선에서 활약하는 일본에서 만 스무살 이야마에 대한 기대는 가위 '구세주' 수준이다.

19로 따내 축(逐)을 해소했다. 요즘엔 '가'의 효율적 응수가 유행이지만 그것은 훗날 '나' 등에 약점이 남는다. 스무살 이국 청년은 거목 이창호를 의식하고 있다. 그리곤 7분여 만에 21로 걸쳐간다. 최초의 장고. 24로 '다'의 압박은 흑도 '라', 백 25로 응급조치 후 '마'로 발 빠르게 전개할 것이다.

다음 수가 어렵다. 상변이냐, 하변이냐의 기로. 이창호가 작아 보이는 26을 택한 순간 이야마는 얼씨구나 하는 표정으로 27을 차지한다. 그러나 30이 놓이니 뭔가 백이 훨씬 활발한 느낌. 따라서 27로는 참고도 1이 대세점이었고 그 뒤 상변 확장과 하변을 맞봐야 했다. 요충지 28을 찾아내는 힘에서 초반 명암이 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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