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LG배 세계기왕전] 폭탄 투하(投下)

〈제4보〉(42~53)=2005년 10월, 16세 소년 이야마 유타가 거장 고바야시(小林覺)를 꺾고 제12회 아함동산배 패권을 차지했다. 조치훈이 가지고 있던 일본 최연소 우승기록(18세)이 30년 만에 깨지는 순간이었다. 四단에 불과했던 이야마는 단숨에 七단이 됐고, 작년 명인전 도전으로 八단에 오르는 등 '초고속 출세'를 거듭하고 있다. 초등학교 2년 때 전국소년소녀 바둑대회 제패로 출발한 이야마 신화의 종착역은 어디일까.

흑이 ?Y로 침입해 온 장면. 이창호는 각오하고 있었다는 듯 노 타임으로 42에 차단한다. 참고1도처럼 둘 수는 없으니 당연한 응수. 대신 귀는 내줘야 한다. 46으론 참고2도 1로 잇고 싶지만 5 이후 6의 절단이 있어 백이 난처해진다. 결국 52까지 기묘한 절충이 이뤄졌다.

화끈한 몸싸움을 기대하던 검토실은 약간 김이 빠졌다는 표정들이다. 이 흥정의 손익은 어떨까. 귀의 옥토(沃土)를 빼앗긴 백이 손해를 본 것 같지만 하변 흑진도 서까래가 나뒹구는 폐허가 돼 버렸다. 고수들의 바둑이 언제나 그렇듯 이 판도 일정한 균형이 계속 유지돼 가고 있다. 그 순간 상변 백 진영에 폭탄이 투하됐다. 53! 노 타임으로 두어진 이 한 수에 백의 손길이 얼어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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