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T-뉴스가 매주 수요일 개봉작의 성패를 점쳐보는 리뷰를 연재합니다. 이인경 기자와 이진호 기자가 동상이몽식 리뷰를 통해 8000원 극장표가 아깝지 않은 영화를 가이드하도록 하겠습니다. |
이인경 기자-"故 장진영의 순애보 닮은 명절용 영화" 대박지수 70％
"나 몸이 굳어가다 결국은 꼼짝 없이 죽는 병이래. 그래도 내곁에 있어 줄래?"(종우)
"원래 사람은 다 죽어, 순서가 따로 없어. 그러니까 하루를 일년처럼 살아야지. 다른 사람들보다 몇 백배 더 행복하게"(지수)
최근 위암으로 세상을 떠난 장진영과 남편 김영균씨의 순애보가 세상을 울렸다. '내사랑 내곁에'는 이를 스크린으로 옮겨놓은 듯한 명대사가 가득한 사랑 이야기다.
루게릭 병에 걸린 종우(김명민)와 장례지도사인 연인 지수(하지원)는 우연한 재회로 사랑에 빠진다. 이후 줄거리는 한쪽의 지고지순한 헌신과 한쪽의 안타까운 죽음으로 끝이 난다. 뻔한 결론이지만 박진표 감독은 전작 '죽어도 좋아''너는 내운명'에서 보여준 것처럼 지극히 현실적인 상황과 일상적인 유머를 가미해 최루성 멜로가 되는 함정을 경계했다.
국화꽃을 건내며 "영원히 지켜줄게"라고 프러포즈하던 종우가, 손가락 하나 까딱 못해 혀를 깨물고 자살을 시도하는 상황은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병'인 루게릭 병의 끔찍함을 절감하게 한다.
마지막 20여분간은 눈빛과 속눈썹 떨림만으로 감정을 전달하는 김명민의 연기 때문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허진호 감독의 '8월의 크리스마스'처럼 가벼운 슬픔이 미덕이다.
추석을 앞두고 24일 개봉한다는 점도 흥행면에서는 큰 강점이다. 연인뿐 아니라 가족끼리 보기 좋은 명절용 영화로 부족함이 없다. 조연으로 출연하는 브라운아이드걸스의 손가인의 생얼 연기, 아나운서 출신 임성민의 삭발 열연 등도 볼만하다. 특히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의 명민좌에 반한 여성팬이라면 전라를 마다 않는 김명민의 연기 열정에 감동세례를 받을 것이다. 다만 근육마저 사라진 50kg의 앙상한 명민좌의 모습에 더욱 울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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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호 기자- "억지 눈물, '너는 내 운명' 저력은 어디로?" 쪽박지수 70％
'내사랑 내곁에'는 '해운대' '국가대표'에 이은 2009년 기대작이다. 흥행 메이커 박진표 감독과 1000만 관객 배우 하지원과 김명민이 뭉쳤다는 점에서 장안의 화제다. '너는 내운명' 이후 대박난 멜로 영화가 없었던 점은, 올 가을 멜로 영화에 대한 흥행 갈증을 풀어주기에 충분할 것 같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김명민의 연기는 기대에 차고도 남았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영화가 흥행하기에는 힘들 듯하다.
무엇보다도 멜로임에도 불구하고 디테일한 감정의 묘사 없이 갑작스런 상황 전개가 잦았다. 단 2번 만났는데 루게릭 환자와 결혼한 여인이라니? 아무리 지수가 두번 돌아온 싱글이라 해도, 갑자기 재회한 종우와 루게릭을 같이 극복해 나간다는 설정은 현실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었다.
또한 한 신, 한 신의 비주얼과 상황을 강조하다 보니 배우들의 감정 흐름에 대한 몰입이 어려웠다. 충분히 슬픈 상황과 장면임에도 너무 빠른 전개가 이어졌다. 감정이 이입될 만하면 바뀌는 장면 때문에 하나의 시트콤 연출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지수가 장례지도사로서 종우의 마지막 가는 길을 보내준다는 설정은 자연스럽고 개연성이 있었지만, 종우가 변호사를 꿈꾸는 법학도라는 설정은 뜬금없었다. 물론 조연 각각의 캐릭터와 상황 설정은 신선했지만, 상대적으로 김명민의 연기에 묻혀버린 느낌이 강했다.
특히 종우가 전신이 마비된 채, 병실에 날아다니는 모기에 물리는 장면에서 그가 벌떡 일어서는 신은 상상의 장면이라고 믿기지 않았을 정도였다. 김명민의 리얼한 연기에 실제로 종우가 회복됐나하는 착각에 완전히 젖었으니까. 만약 멜로라는 장르를 즐기고, 실컷 누군가의 어깨에 기대어 울고 싶다면 박 감독의 '너는 내 운명'을 다시 한번 보는게 어떤지 권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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