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추억 속 공예 전시 아닌 세계성 펼칠 장 만들 것"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전시감독을 맡고 있는 이인범 상명대 조형예술학부 교수를 만났다.

본전시장 디스플레이 작업을 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이 감독은 "예전에는 경험하지 못한 흥미롭고 알찬 비엔날레가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 감독은 최근 충북도교육청이 신종플루 확산 우려에 따라 학생 단체관람을 규제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한 것과 관련, "학생들을 동원해 관람객 숫자를 채우는 행사를 계속 치를 수는 없다"며 "오히려 값진 기회와 전환점으로 생각하고 공예에 관심이 있는 실질적인 관람객들을 끌어들이는 수준 높은 행사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비엔날레의 주제 '만남을 찾아서'가 갖는 함축적 의미에 대해서는 "이번 비엔날레는 새로운 '인공의 지평'을 찾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고, 그런 점에서 공예 울타리 저 너머를 향해 있다"고 말했다. 솜씨 좋게 잘 만든 물건을 찬미하는 일에만 머물 수 없다는 얘기다.

이 감독은 "무엇보다도 공예비엔날레의 이름에 걸맞은 행사가 돼야 한다"며 "공예를 논하되 흘러간 옛 과거의 기억이나 영광이 아니라 2009년 시점에서 세계성을 구현하는 일, 권위 있는 전문가와 예술가들이 신명나게 집결할 수 있는 마당을 펼치는 일이 감독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공예비엔날레 10년을 맞아 새로운 전기가 필요하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이제 비엔날레가 초기의 불안정성을 벗어나 제도적으로는 정착된 것 같고, 남은 과제는 공동체 사회에 기여하는 것"이라며 "무엇보다도 예술에서 첨단을 걷는 세계적 전문가들의 경연장이 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관람은 단지 눈으로 보고 즐기는 일이 아니고 소모적인 향락장소는 더더욱 아니다"라며 "작품들 안에 드리워진 가치들을 발견하기 위해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제대로 활용하면 매우 유익한 체험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인범

1955년 경기도 평택 출생. 홍익대 회화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미학과에서 '야나기 무네요시의 조선예술론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예술종합학교 한국예술연구소 수석연구원 등을 역임하고 현재 상명대 조형예술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