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막내리는 한국국제아트페어

휴일인 지난 20일 KIAF(한국국제아트페어)가 열리고 있는 서울 삼성동 코엑스 3층 전시장. 독일 갤러리인 디 갤러리(DIE GALERIE) 부스에서 3억원이 넘는 프랑스의 초현실주의 작가 앙드레 마송(Masson)의 작품에 빨간 딱지가 붙었다. 디 갤러리의 관계자는 "KIAF에 4년째 참가하고 올해 서울에 갤러리를 열었는데 올해 판매가 작년보다 낫다"고 말했다.

한국화랑협회가 주최하는 KIAF는 이번이 8회째로, 국내 122개 갤러리와 해외 46개 갤러리가 참여했다. 작년에는 해외에서 102개의 갤러리가 참여했지만 올해는 경제위기 때문에 참가가 줄었다. 회화를 비롯해 조각·미디어·설치·판화·사진 등 국내외 작가 1200여명이 참여했으며 이들의 작품 4600여점이 전시 판매 중이다. 백남준·박서보·이우환·배병우·송수남·정현·황주리 등 국내 작가와 샤갈·아니시 카푸르·줄리언 오피·데미언 허스트까지 해외 유명작가들의 작품이 망라돼 있다. KIAF는 올해 VIP 라운지를 활성화하고 관람객이 쾌적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동선을 시원시원하게 만들었다.

지난 17일 개막한 올해 KIAF는 20일까지 관람객이 3만7600여명으로 작년보다 2500여명이 줄었다. 그러나 화랑협회는 예상 총매출은 작년의 145억여원을 넘어 155억원 이상으로 잡고 있다. 표미선 화랑협회장은 "올해 신종플루 때문에 관람객 수는 줄었지만 판매액은 작년보다 좋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찬규 학고재갤러리 대표는 "이번에 좋은 작가와 작품으로 승부한 갤러리는 성과가 좋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 좀 더 두고 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적지 않다. 이숙영 예화랑 대표는 "중저가 작품 위주로 팔리고 있다"며 "지갑을 열어야 할 큰 컬렉터들이 아직 안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서진수 강남대 교수는 "증시나 부동산 시장이 움직이면서 아트페어도 판매 실적이 좋아질 거라 기대하지만, 미술시장은 가장 늦게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올해는 KIAF 전시장에 어린 자녀를 데리고 나온 부부 등 젊은 컬렉터들이 늘어 장기적인 미술시장 전망을 밝게 했다. 전시장을 찾은 신동인(54·서울 양천구 목동)씨는 "재작년에 와 보고 2년 만에 다시 왔는데 볼만한 작품이 많다"며 "아트페어 기간이 짧은 게 아쉽다"고 말했다.

전시는 22일까지 열리며 시간은 오후 8시까지(입장은 오후 7시까지). www.kiaf.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