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LG배 세계기왕전] 민첩한 테크닉

〈제10보〉(116~124)=이야마는 한국기사들을 상대로 통산 25국을 두어 14승11패, 승률 56.0%를 기록 중이다. 일부 예선대국 승리를 빼고 한국 정상권 기사들과의 성적만 따지면 대략 3판 중 한 판꼴로 이기고 있다. 이세돌 이영구 조한승 윤준상에게 각 1패, 강동윤에게 2패를 당한 반면 원성진 김승재에겐 1승을 기록했다. 박정상과는 1승 1패. 이창호와는 이 판이 첫 '상견례'다.

116으로 '가'에 두어 버티는 수는 잘 안 된다. 참고1도 흑 8 때 9로 반발해야 하는데, 14 이하 24까지의 강수가 성립하는 것. 흑 ?Y가 절묘한 자리를 선점하고 있는 덕분이다. 결국 117 이음이 흑 '나'의 넘음을 보는 선수(先手)여서 그 차이는 컸다. 그러나 백도 122의 보강에 앞서 120이란 민첩한 테크닉을 보여준다.

참고2도는 흑이 121로 물러설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해주는 그림. 단순히 122로 빠졌다면 그 뒤 120 때 121로 물러날 바보는 없다. 그 차이가 2집이나 됐다. 2집이라면 프로들에겐 천하와도 바꿀 만큼 엄청난 소득이다. 신중파 간의 대결답게 둘 모두 어느새 초읽기가 눈앞에 왔다. 아직 반상(盤上)엔 메워야 할 여백(餘白)이 그득하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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