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뿐 아니라 해외 곳곳에 흩어져 있는 한국의 대표유물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전시회가 29일부터 시작된다.
한국박물관개관100주년기념사업추진위원회(위원장 이어령) 주최,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최광식) 주관, 조선일보·서울시교육청·한국박물관협회 후원으로 열리는 《한국 박물관 개관 100주년 기념 특별전-여민해락(與民偕樂)》이다. 11월 8일까지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개최되는 이번 전시회에는 〈몽유도원도〉 등 해외에 있는 우리 문화재 8건 10점과 국보 제207호 〈천마도〉 등 국보 19건 40점 등 찬란한 한국문화를 보여주는 150여점의 유물이 전시된다. 이번 특별전은 대한제국 제실(帝室)박물관이 1909년 11월 1일 순종 황제의 명에 따라 국민들에게 개방된 지 올해로 100년이 되는 것을 기념해 마련됐다. 전시 제목인 '여민해락(與民偕樂)'은 '백성과 더불어 즐긴다'는 뜻으로, 순종이 1909년 박물관을 개방하면서 "명군(明君)은 백성과 함께 즐겼다"고 옛 고사를 인용한 데서 착안했다.
전시회는 1부 '한국 박물관 100년의 여정과 꿈'과 2부 '박물관에 간직된 찬란한 우리 문화'로 구성돼 있다. 1부에서는 박물관 100년의 역사를 주요 유물을 통해 훑어볼 수 있다. 제실박물관 최초의 구입품인 〈청자상감포도동자문동채주자〉, 간송미술관 소장 〈훈민정음해례본〉(국보 제70호) 등 박물관사(史)와 관련된 주요 유물 120여점이 선보인다.
2부에서는 〈몽유도원도〉 〈천마도〉 등 그동안 쉽게 볼 수 없었던 우리 문화재 30점이 특별공개된다. 〈천마도〉는 말의 안장에 늘어뜨리는 장니(障泥)에 그려진 그림으로, 손상 위험이 커서 1973년 발견된 후 지금까지 딱 두 차례 제한적 관람이 이뤄졌다. 일본 덴리대(天理大)에 소장된 안견의 〈몽유도원도〉,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 소장 〈수월관음도〉, 미국 보스턴미술관 소장 〈은제도금연화형주전자〉, 최근 출토된 미륵사지 사리장엄구 등이 전시된다. 유물의 보존 및 대여처와의 협약 때문에 〈몽유도원도〉는 10월 7일까지 전시되고, 〈천마도〉 〈훈민정음해례본〉은 10월 11일까지 선보인다. 〈석가탑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은 10월 8~18일, 이인문의 〈강산무진도〉는 10월 20일~11월 8일, 〈태조 이성계 어진〉은 10월 30일~11월 8일 출품된다.
전시기간 매주 수·토요일에는 본지에 지난 6월부터 '한국문화, 그 찬란한 기억-미리 보는 특별전 대표 유물' 시리즈를 연재한 최고 전문가들이 직접 전시유물을 설명하는 '전문가와 함께하는 갤러리토크'가 마련된다. 10월 10일부터 31일까지 매주 토·일요일 오후 2시부터 초등학생 동반가족을 대상으로 '박물관 백년의 비밀'이라는 전시체험 교육도 진행된다. 관람은 무료다. (02)2077-9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