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비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나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 당국이 비은행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4일까지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순증가액(대출액에서 상환액을 뺀 것)은 2조원으로 집계됐다. 이 추세대로 진행되면 이달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은 2조6000억원이 순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올해 1월(2조2000억원) 이후 최저치다.
이에 반해 보험사·저축은행 등 비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은 이달 들어 24일까지 9000억원이 순증가했다. 현재의 흐름이 이어지면 이달에 1조4000억원이 순증가할 것으로 추정돼 올 들어 월별 순증액으론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비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나는 이유는 금감원이 지난 7일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에만 적용되던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DTI(총부채상환비율·연간 소득 중 대출 원리금 상환액의 비중) 규제를 수도권 전역으로 확대했기 때문이다. 금감원 조치 이후 DTI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 강남 3구 이외 지역의 비은행권 금융회사로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비은행권 금융회사의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25일 기자간담회에서 "비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이 늘면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규제의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판단되면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