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지갑] 최근 6개월 상승률 117%… 펀드 간 격차 심해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반 토막 났던 국내외 펀드들이 최근 증시 상승세를 타고 하나둘씩 원금을 회복해가고 있다.

대표적인 해외투자 실패작으로 꼽혔던 베트남 펀드는 어떨까?

올해 들어 베트남 증시는 약 83% 상승했다. 최근 6개월 상승률은 무려 약 117%에 달한다. 베트남펀드는 대부분 일단 설정이 되면 추가 가입이 제한되는 폐쇄형이다. 투자자 입장에서 단기 수익률이 큰 의미는 없지만, 최근 증시 상승으로 펀드 수익률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라 하겠다.

몇몇 베트남 펀드는 설정 후 수익률이 플러스로 돌아섰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 베트남 펀드 1호인 한국투신운용의 '한국월드와이드베트남혼합 1'은 현재 설정 후 수익률이 7.7% 수준이다. 이 펀드는 2006년 6월 설정됐다. 같은 해 12월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이 출시한 '미래에셋맵스오퍼튜니티베트남주식혼합1'도 설정 후 약 9.2%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삼성투신운용의 '삼성베트남혼합종류형 1_A'도 작년 7월에 설정된 이래 약 6.8%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이에 비해 설정액이 약 4400억원으로, 현재 국내 베트남펀드 중 가장 규모가 큰 한국투신운용의 '한국투자베트남적립식증권투자신탁 1(주식혼합)'은 여전히 설정 후 약 25% 정도 손실을 보였다. 이 펀드는 폐쇄형은 아니지만 설정 후 3년까지 환매수수료가 연차별로 차등 부과된다. 다음 달 20일 설정 후 3년이 돼서 환매수수료 부담이 없어진다. 하지만 투자자 입장에선 그때까지 수익률이 플러스로 돌아서야 의미가 있다. 같은 운용사의 '한국월드와이드베트남혼합 2'도 설정 이후 여전히 약 31%의 손실을 기록 중이다.

베트남 증시는 주식 물량이 충분하지 않고, 외국인의 투자 조건도 상당히 까다로운 편이다. 이 때문에 요즘 같은 증시 상승기에도 주식을 충분히 편입하지 못해 펀드 수익률이 증시 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또 단기간에 워낙 시장 변화가 심하다 보니 비슷한 시기에 설정된 펀드라 하더라도 수익률 격차가 크게 벌어지기도 한다. 이수진 제로인 펀드애널리스트는 "베트남 증시는 워낙 유동성이 적고 등락이 심한 데다 환매가 몰릴 경우엔 자칫 환금성 제약으로 수익률이 하락할 위험이 있다"며 "베트남에 집중 투자하기보다는 동남아 지역에 분산투자하는 식으로 접근하는 편이 유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