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운용사 펀드, 첫 경기 첫 타석에 홈런 치더라

자산운용사가 처음으로 내놓는 펀드의 수익률이 좋다는 건 흔히 알려져 있다. 고객에게 처음으로 내놓는 자신들의 상품인 만큼 특별한 관심과 노력으로 챙기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미래에셋이 펀드 시장 강자로 떠오른 것도 2001년 2월 처음 내놓은 공모펀드인 '인디펜던스'에 이어 그해 7월 출시한 '디스커버리'가 연달아 히트를 쳤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처음 나오는 펀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가 투자해보라고 권유한다.

신생사 현대자산운용이 7월 출시한 '드림펀드'는 이 회사 김지환 최고투자책임자(CIO)가 직접 운용을 맡는다. CIO가 개별펀드의 운용을 담당하는 건 드문 일이다. 이 펀드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매달 100만원씩 적립식으로 투자한다고 해 관심을 끌기도 했다. 그만큼 회사 고위층들의 관심이 크다는 증거다.

기존 대형사들의 1호 펀드들은 이미 수익이 많이 났고, 일부 펀드는 가입에 제한이 있기 때문에 신생사들의 1호 펀드를 노려볼 만하다는 지적이 많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작년 출범한 신생 운용사들의 1호 펀드 수익률은 대체로 괜찮은 편이다. 작년 6월 설정된 트러스톤자산운용의 '칭기스칸'은 22일 현재 설정 이후 수익률이 42.65%, 연초 이후로는 71.3%를 기록, 새내기 펀드로는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설정액도 552억원으로 가장 많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의 '코리아리치투게더'가 설정 후 26.94%, 연초 이후 58.88%로 괜찮았다.

오성진 현대증권 WM센터장은 "1호 펀드에 아무래도 업체들이 각별히 신경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운용사가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보다는 면밀히 분석한 후 투자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