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아들 안부러운 'VVIP(초우량 고객)' 보험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로 주춤했던 VVIP(초우량 고객) 보험시장에 다시 불이 붙었다. 경기가 호전되면서 다시 열리기 시작한 부자들 지갑을 선점하겠다는 것이다. VVIP 보험은 고소득자들에게 은퇴 후 삶을 보장해 주는 것은 물론, 자녀 상속세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어 고소득자라면 꼭 갖춰야 할 자산으로 꼽힌다.

대한생명의 '리치바로연금보험'(만 45~85세)은 안정적인 노후자금을 확보하고자 하는 자산가들에게 인기가 높다. 지난해 9월 70억원이어치가판매됐으나 지난달엔 105억원어치가 팔렸다. 보험 가입과 동시에 연금을 받을 수 있는데, 최근 3개월 새 신규 계약이 3배 늘어났다. 한 번 연금을 받기 시작하면 중도 해지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현금 재산 때문에 생길 수 있는 가족 간 분란 소지 위험을 없애준다. 55세 남성이 일시납으로 5억원을 리치바로연금에 9월에 가입하는 경우(공시이율 연 4.7% 가정), 10월부터 매달 235만원씩 죽을 때까지 받을 수 있다. 가입 후 1년 만에 사망해도 20년간 유가족이 수령 가능하다. 1억~3억원까지는 0.3%, 3억원 초과시는 0.5% 보험료 할인 혜택이 주어진다.

교보생명의 '교보VIP변액유니버셜종신보험'(만 15~65세)은 상속세를 대비 하려는 자산가들을 겨냥한 상품이다.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한 후 운용 실적에 따라 보험금이 달라지는 투자형 종신보험이다. 운용 실적이 좋지 않더라도 가입시 약정한 보험금은 100% 보장해준다. 그런데 이 상품은 최저 가입금액이 5억원으로 상당히 높다. 그런 데도 출시 이후 9개월간 5000명 넘게 가입하는 성과를 일궜다. 교보생명측은 고액 가입자가 평소보다 70% 늘어난 까닭에 대해, 상속세 재원을 충분히 마련할 수 있는데다 절세효과가 크다는 점을 꼽았다. 가입금액에 따라 보험료를 최고 7%를 할인해주며, 보험료를 자동이체할 경우 1%가 추가 할인돼 최고 8%까지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모든 가입자에겐 고품격 종합 건강 관리서비스인 '교보프리미엄헬스케어서비스'도 제공된다.

앞서 삼성생명도 지난 6월 은퇴 전에 숨져도 현재 소득 수준을 유지시켜 주는 '플래티넘변액유니버셜종신보험'(만 15~70세)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최저 보장금액이 3억원인 고액 계약자 전용 종신보험이다. 이 상품의 가장 큰 특징은 '소득 보장 서비스'에 있다. 가령 40세 남성이 보장금액 10억원으로 설계해 가입하는 경우 매달 내야 할 월 보험료는 약 234만원에 달한다. 보험료는 다소 비싼 편이다. 하지만 이 남성이 은퇴시점(계약자가 55세, 60세, 65세 중에서 고를 수 있음) 이전에 숨지면 일시금 5억원이 유가족에게 지급되고, 월 1000만원(보장금액의 1%)씩 은퇴시점까지 지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