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그 길에서 깨달은 생명의 아름다움

사랑한다 해서 결혼까지 할 필요는 없다. 결혼했다 해서 아이를 낳아야 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아이를 낳았다면 결혼을 했든 사랑을 했든 남녀는 경건해져야 한다. 두 사람은 학벌이나 연봉이 아니라 맨몸뚱이로 생명체를 이 세상에 틔웠기 때문이다. 10월 1일 개봉할 멕시코 영화 '벨라'는 두 남녀의 어떤 여행에 대한 영화다. 그리고 결국 사랑과 생명에 대해 깊고 준엄한 물음 하나를 던진다.

축구선수 호세(에두아르도 베라스테구이)는 유명 구단과의 계약 기자회견에 가는 길에 어린아이를 차로 치어 숨지게 한다. 감옥에 다녀온 호세는 형의 식당에서 주방장으로 일한다. 그 식당 종업원 니나(태미 블랜차드)는 원치 않는 임신을 하고 아픈 탓에 며칠 일을 게을리한다. 그 대가로 니나가 해고되던 날, 호세는 그녀와 함께 무작정 여행길에 오른다.

남자는 실수로 한 생명을 빼앗고 여자는 실수로 한 생명을 잉태한다. 한 사람은 달아나라는 유혹을 받고 다른 사람은 아이를 지우겠다고 격하게 마음먹는다. 두 사람은 살인죄를 이미 지었거나 지을 태세다. 그러나 과실치사범은 감옥에 가고 축구인생도 허망하게 사라지지만, 임산부는 별 죄의식 없이 '아이 낳지 않을 권리'를 말한다. 이것은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보는 일이다. 영화는 묻는다. 이것은 옳고도 정의로운가.

영화는 (생략돼 있지만) 누군가로부터 배신당한 젊은 여자가 절망 속에서 방황할 때, 이미 다른 방식으로 살인을 범한 남자로부터 위로받으며 생명의 아름다움에 눈 뜨는 과정을 그린다. 영화사에 따르면 이 영화 개봉 후 낙태를 번복하고 출산을 결심한 여자들이 속출했다고 한다.

그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이 영화 마지막 장면은 낙태를 계획했던 여자들의 마음을 많이 움직일 것 같다. 그렇다고 그들의 남자들이 속죄받는 건 아니다. 그들은 여전히 처벌 대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