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주식형보다 나은 금펀드 수익률

금값이 달러 약세와 인플레이션(물가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올 들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게다가 가을 결혼시즌이 시작되고 최대 금 소비국인 인도의 축제가 물려 있는 9월은 금 투자에 적격이라는 외신 보도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금펀드 수익률도 해외주식형 평균을 앞서고 있다.

하지만 금 가격이 최근 며칠 새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는 등 조정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과도하게 올랐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또, 미국의 경기지표가 안 좋게 나오면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단기적으로는 현재 수준에서 한동안 금 가격이 옆걸음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오름세가 이어질 수 있을 것이기 때문에 이에 따른 투자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금 가격 상승으로 최근 금펀드 나쁘지 않아

금 최근월 선물가격은 지난 16일 온스당 1020.2달러를 기록했다. 14개월 만의 최고치였다. 올 초보다 15% 이상 상승했다. 이에 따라 금 관련 지수나 회사에 투자하는 금 펀드의 최근 수익률도 낮지 않았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주요 금펀드 8개의 1개월 평균 수익률은 7.6%로 해외주식형 평균(3.01%)보다 높았다. 최근 1년 수익률도 금펀드가 13.97%로 해외주식형 평균(3.01%)을 크게 앞섰다.

신한BNPP운용의 '신한BNPP골드증권투자신탁1[주식](종류A)'(11.21%)의 1개월 수익률이 가장 좋았고, 블랙록자산운용의 '블랙록월드골드증권자투자신탁(주식)(H)(A)'(10.92%), 기은SG운용의 '기은SG골드마이닝증권자A[주식]'(10.45%) 등이 뒤를 이었다. 이들은 주로 글로벌 금 관련 회사에 투자하는 펀드였다. 글로벌 증시 회복 기대감이 커지면서 증시가 오름세를 보여 금 관련 회사 주가도 올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에 반해 금 관련 지수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파생형 펀드들은 상대적으로 주식형 펀드보다 수익률이 낮았다.

◆장기적으로 금 가격 상승추세, 단기적으로는 주춤

전문가들은 향후 금 가격에 대해 단기 조정, 장기 상승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최근 미국 소비와 경기지표 등의 개선이 더뎌지면서 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도 그만큼 줄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지난 16일 정점을 찍은 금 가격은 지난 25일 현재 온스당 991.6달러까지 하락했다.

안정균 SK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기대감은 아직 제한적이며 G20(주요 20개국)의 출구전략 회의 등을 고려할 때 금 가격이 추가로 급등할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현재 금펀드를 가진 경우라면 환매해서 수익을 확정짓는 것도 방법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반면, 중장기적으로는 오를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최정원 현대증권 WM컨설팅센터 연구원은 "당분간 현 가격대에서 등락을 반복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 우려, 달러화 약세 추세 등의 영향으로 온스당 1000달러 이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종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유가 70달러를 기준으로 금 가격은 1120달러가 적정하며 온스당 1000달러인 현재 가격에서 추가 상승 여력도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만약 투자의사가 있다면 조금 더 기다렸다가 조정을 받으면 들어갈 것을 전문가들은 권유했다. 하지만 금 예금의 경우는 달러로 환산되는 것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투자에 신중하라는 지적이 많았다.

오대정 대우증권 WM리서치팀장은 "금을 직접 사는 금 예금의 경우 달러로 가격이 매겨지기 때문에 금 가격이 오르더라도 달러가 약세(환율 하락)를 보이면 오히려 손실을 볼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투자에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