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 펀드 집중한 운용사 성적 좋았다

지난 2007년 10월 말 코스피지수는 사상 최고치인 2064.85를 찍었지만, 작년 금융위기를 겪으며 한때 930선까지 내려앉았다. 증시가 롤러코스터를 타는 동안 고객의 재산을 잘 지켜낸 운용사는 어디였을까.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의뢰해 국내 일반주식형펀드 전체 설정액이 1000억원을 넘는 27개 자산운용사를 대상으로 수익률을 조사해 봤다. 인덱스펀드·그룹주펀드처럼 상대적으로 펀드매니저의 역량이 적게 작용하는 펀드들을 제외하고 펀드매니저의 선택에 따라 수익률 격차가 큰 액티브펀드를 대상으로 했다.

주가가 고점을 찍었던 2007년 10월 31일 이후 알리안츠GI자산운용이 -7.14%의 수익률로 가장 성적이 좋았다. 이 기간 일반 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16.57%였다. 다음으로 한국투신운용, 신영자산운용, KB자산운용이 뒤를 이었다. 전체 설정액이 약 26조원으로 국내 일반주식형펀드 가운데서도 가장 규모가 큰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경우 29개 펀드의 평균수익률이 -16.24%였다.

수익률 상위 10개 운용사 가운데 액티브펀드의 수가 10개 미만인 운용사가 6군데였던 데 비해, 수익률 하위 10개 운용사 중에는 펀드 수를 한자릿수로 유지한 운용사가 4군데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소수 펀드에 역량을 집중한 운용사들의 성적이 좋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또 신영자산운용,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등이 수익률 상위에 오른 데서 볼 수 있듯이, 저평가된 기업을 선별해 매수하는 가치주 투자 방식의 운용사들이 선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수진 제로인 펀드애널리스트는 "상승장을 잘 타기보다 하락장을 잘 방어해 냈던 운용사들이 좋은 성적을 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