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마담?이젠 실세" 배우, 영화제 운영진 러시 왜?

[스포츠조선 T―뉴스 이인경 기자] 더이상의 '얼굴마담' 혹은 '들러리'는 없다.

각종 영화제에서 배우들이 실세로 자리매김하며 막강 파워를 자랑해 눈길을 끈다.

그동안 홍보를 위해 여러 영화제들이 이벤트성으로, 홍보대사나 심사위원에 배우를 위촉, 초청하는 일은 많았다. 하지만 최근 2~3년 사이 배우들은 홍보대사를 넘어서 집행위원장 혹은 조직위원 등 중역으로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국민 배우' 안성기다. 그는 2005년 부산영화제 부위원장으로 활약했으며, 현재는 제7회 아시아나 국제단편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 활약하고 있다. 아시아나 영화제는 오는 11월 5일부터 10일까지 서울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열리며, 안성기의 활약으로 올해 인지도가 급상승했다. 그는 뛰어난 친화력과 인맥, 아이디어로 배우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능력을 인정받았다.

이번 아시아나 영화제를 준비하면서도 사비를 털어 단합대회를 여는가 하면 직접 심사위원으로 손예진을 섭외하기도 했다. 또 각종 홍보 활동에도 적극 나서며 몸을 사리지 않고 있다. 한 관계자는 "겸손과 성실의 리더십을 몸소 보여주고 있다. 연예인 같지 않고 자상한 이웃집 아저씨 같다. 막내 스태프까지 일일이 챙기는 모습에 매번 감동받는다. 팀단합도 잘된다"라고 귀띔했다.

이덕화도 충무로 영화제 집행위원장 자리를 맡아 맹활약을 펼쳤다. 그는 지난 7월 기자회견 도중 "준비하느라 너무 힘들었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덕화는 레드카펫에 참여하는 배우들까지 일일이 전화로 섭외했으며, MBC '무릎팍도사'에도 출연해 영화제 홍보에 열을 올렸다.

조재현과 조민기도 최근 이러한 트렌드에 가세했다.

조재현은 올해 처음 열리는 DMZ 다큐멘터리 영화제의 초대 집행위원장을 맡았다. 조직위원단에는 최불암과 안성기도 포함돼 있다. DMZ 영화제는 10월 21~26일까지 DMZ 일대와 파주 출판도시 등에서 열리며, 20여개국에서 출품한 60여편의 다큐멘터리가 상영될 예정이다.

조재현은 "한국 영화에 대한 사랑으로 집행위원장 자리를 맡게 됐다. 축제를 흥행시켜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다"라고 밝혔다. 조재현은 홍보대사로 후배 연기자인 이인혜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섭외하는 열정을 보였다.

조민기는 제9회 대한민국청소년영화제 조직위원장으로 최근 위촉됐다. 영화제측은 "연극, 영화, 드라마는 물론 사진작가로까지 활약하는 아티스트로서 그가 청소년들의 귀감이 되기에 위촉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조민기의 인맥과 홍보 효과도 무시하지 못할 위촉 배경이라 할 수 있다. 제9회 대한민국청소년영화제는 10월 14일부터 18일까지 홍명프리존 상영관 (구 대전극장)에서 개최된다.

한 영화제 관계자는 "최근 여러 영화제가 우후죽순으로 생기면서 홍보를 위해 배우 모시기 경쟁이 불붙은 듯하다. 배우들은 충무로에서의 자신의 입지를 다지고, 다양한 영역으로 활동을 넓힌다는 면에서 긍정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다만 배우들의 검증된 능력과 결과물들이 바탕이 되어야 영화제 발전에 궁극적으로 도움이 될 것임을 자각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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