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하의 글로벌경제 읽기-5] 미국 상가를 사서는 안되는 이유
입력 : 2009.10.05 14:26 | 수정 : 2009.12.11 00:25
◆ 박용하는?
현재 산업은행 경제연구소 연구위원. 연구소 내 국제경제팀장을 거쳐 구미(歐美) 경제파트를 이끌고 있다. 한 때 국내 일간지에서 경제부·국제부 기자로 다양한 경험을 하기도 했다. 산업은행에선 국제금융부, 국제업무부, 외화자금부, 자금거래실, 런던지점 등에서 근무하며 국제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서울대학교 국제경제학과와 고려대 대학원 경제학과를 졸업했고 KAIST 금융공학과정을 거쳤다.
현재 산업은행 경제연구소 연구위원. 연구소 내 국제경제팀장을 거쳐 구미(歐美) 경제파트를 이끌고 있다. 한 때 국내 일간지에서 경제부·국제부 기자로 다양한 경험을 하기도 했다. 산업은행에선 국제금융부, 국제업무부, 외화자금부, 자금거래실, 런던지점 등에서 근무하며 국제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서울대학교 국제경제학과와 고려대 대학원 경제학과를 졸업했고 KAIST 금융공학과정을 거쳤다.
해외부동산 구입문의가 늘고 있다고 한다. 기존 국내 주택시장의 규제가 커진데 따른, 틈새시장에 대한 풍선효과다.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해외부동산 가격이 싸진 탓도 크다. 특히 미국의 주택시장이 바닥을 찍었다는 보도가 연일 쏟아져 나와 투자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최근 미국의 주택시장은 지표상 침체가 약화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7월 미국의 주택가격은―가장 최근 지표이다― 3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 달 미국 20대 도시의 주택가격은 전월 대비 1.2% 올라, 2005년 10월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몇 개월 오르긴 해도 미국 주택가격은 ‘아직’ 싸다. 최고가를 쳤던 2006년 중반과 비교하면 30% 이상 떨어진 상태다. 뿐만 아니라 주택경기에 대한 신뢰도도 개선되고 있다. 적어도 현 상태에서는 투자욕심이 생길 만 하다.
그러나 상업용 부동산은 다르다. 올해 중으로 미국 경기가 저점(低点)을 통과한다고 해도 회복은 어려울 전망이다. 결코 매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 이유는 우선 상업용 부동산시장이 매우 경기 후행적이란 점에서 찾을 수 있다. 본격적인 경기회복이 확인되고 나서야 반등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그리고 백화점이나 오피스빌딩 등의 공실률(vacancy rate)이 계속 높아질 것이라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미국 고용환경의 개선이 쉬워 보이지 않는다. 당연히 가계소비활동의 확대가 어려워지고 상업용 부동산의 공실률 회복은 기대 난망이다. NAR(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는 내년 2분기 기준 백화점 등 소매용 부동산의 공실률이 올해 동기보다 1.2%p 상승한 12.9%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공실률이 오르면 당연히 수요가 줄어 부동산 가격은 추가적인 하락을 면키 어렵다.
공실률 상승이 CMBS(상업용모기지담보부증권) 시장의 부실로 이어지고 있다. CMBS란 오피스빌딩이나 상가 등에 나간 대출금을 한 데 모아 이를 담보로 발행한 증권이다. 이를 주로 제2금융권에서 산다. 이 과정을 통해 은행은 부동산에 묶인 대출금을 빨리 회수할 수 있고, 금융회사들은 안정적인 증권에 투자할 수 있다.
부동산 시장이 좋을 때는 오피스 빌딩 등에서 나온 임대료로 CMBS 이자를 갚을 수 있었다. 그러나 금융위기로 이자를 갚지 못하는 건물이 늘어났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CMBS의 발행이 급격히 줄게 됐다. 자금조달이 어려워지게 됐고 이는 다시 상업용 모기지 부실을 심화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고리가 끊어지지 않는다면 가격회복은 요원하다. 지금 미국 상가를 사서는 안 되는 세 번째 이유다.
이러한 사정을 누구보다 미국 정부가 잘 알고 있다. 미 정부는 당초 올해 연말까지 운영하기로 했던 TALF(기간자산담보부대출조치)를 내년 6월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이는 정부가 CMBS에 투자하는 금융회사에 저리로 대출을 해 줘 이 시장에 돈이 돌도록 하려는 조치다. 상업용 부동산 수요 견인책인 셈이다. 그러나 시장이 자생력을 갖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상업용 부동산의 부진은 미국 금융기관의 손실로 이어진다. 올 들어 지난 9월 중순까지 94개의 미국 상업은행들이 문을 닫았다. 이들 은행의 파산은 대부분 상업용 부동산의 부실에 기인한 것이었다. 너무 많은 자산을 상업용 모기지에 묻어 놓은 게 화근이었던 셈이다. 금융기관의 손실 확대는 다시 디레버리징(부채축소)과 신용 경색으로 연결돼 미국 경기회복을 둔화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다. 이래저래 미국 경제가 어렵다.
최근 미국의 주택시장은 지표상 침체가 약화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7월 미국의 주택가격은―가장 최근 지표이다― 3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 달 미국 20대 도시의 주택가격은 전월 대비 1.2% 올라, 2005년 10월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몇 개월 오르긴 해도 미국 주택가격은 ‘아직’ 싸다. 최고가를 쳤던 2006년 중반과 비교하면 30% 이상 떨어진 상태다. 뿐만 아니라 주택경기에 대한 신뢰도도 개선되고 있다. 적어도 현 상태에서는 투자욕심이 생길 만 하다.
그러나 상업용 부동산은 다르다. 올해 중으로 미국 경기가 저점(低点)을 통과한다고 해도 회복은 어려울 전망이다. 결코 매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 이유는 우선 상업용 부동산시장이 매우 경기 후행적이란 점에서 찾을 수 있다. 본격적인 경기회복이 확인되고 나서야 반등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그리고 백화점이나 오피스빌딩 등의 공실률(vacancy rate)이 계속 높아질 것이라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미국 고용환경의 개선이 쉬워 보이지 않는다. 당연히 가계소비활동의 확대가 어려워지고 상업용 부동산의 공실률 회복은 기대 난망이다. NAR(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는 내년 2분기 기준 백화점 등 소매용 부동산의 공실률이 올해 동기보다 1.2%p 상승한 12.9%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공실률이 오르면 당연히 수요가 줄어 부동산 가격은 추가적인 하락을 면키 어렵다.
공실률 상승이 CMBS(상업용모기지담보부증권) 시장의 부실로 이어지고 있다. CMBS란 오피스빌딩이나 상가 등에 나간 대출금을 한 데 모아 이를 담보로 발행한 증권이다. 이를 주로 제2금융권에서 산다. 이 과정을 통해 은행은 부동산에 묶인 대출금을 빨리 회수할 수 있고, 금융회사들은 안정적인 증권에 투자할 수 있다.
부동산 시장이 좋을 때는 오피스 빌딩 등에서 나온 임대료로 CMBS 이자를 갚을 수 있었다. 그러나 금융위기로 이자를 갚지 못하는 건물이 늘어났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CMBS의 발행이 급격히 줄게 됐다. 자금조달이 어려워지게 됐고 이는 다시 상업용 모기지 부실을 심화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고리가 끊어지지 않는다면 가격회복은 요원하다. 지금 미국 상가를 사서는 안 되는 세 번째 이유다.
이러한 사정을 누구보다 미국 정부가 잘 알고 있다. 미 정부는 당초 올해 연말까지 운영하기로 했던 TALF(기간자산담보부대출조치)를 내년 6월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이는 정부가 CMBS에 투자하는 금융회사에 저리로 대출을 해 줘 이 시장에 돈이 돌도록 하려는 조치다. 상업용 부동산 수요 견인책인 셈이다. 그러나 시장이 자생력을 갖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상업용 부동산의 부진은 미국 금융기관의 손실로 이어진다. 올 들어 지난 9월 중순까지 94개의 미국 상업은행들이 문을 닫았다. 이들 은행의 파산은 대부분 상업용 부동산의 부실에 기인한 것이었다. 너무 많은 자산을 상업용 모기지에 묻어 놓은 게 화근이었던 셈이다. 금융기관의 손실 확대는 다시 디레버리징(부채축소)과 신용 경색으로 연결돼 미국 경기회복을 둔화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다. 이래저래 미국 경제가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