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유리 "연기자 변신 8년...냉혹한 평가에 상처"

성유리 영화 데뷔 소감 밝혀 '토끼와 리저드' 제작 보고회

　"연기자 전업 이후 냉혹한 평가 앞에 저도 상처 많이 받았어요."

성유리가 가수에서 연기자로의 전업에 대한 경험자로서의 고충과 충고를 들려줬다.

성유리는 5일 서울 명동 롯데 애비뉴엘에서 열린 영화 '토끼와 리저드'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 주지홍 감독이 연출한 '토끼와 리저드'는 성유리의 영화 데뷔작이다.

성유리는 "드라마와는 달리 감독님과 스태프 모두 배우가 자신의 역할에 몰입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것 같다. 오로지 연기에만 집중하며 촬영할 수 있었다"며 첫 영화 출연 소감을 밝혔다.

성유리는 "그동안 영화를 무척 찍고 싶었는데 부담이 컸다. 스크린 가득 내 얼굴이 나오고 연기가 만천하에 공개된다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다. 감독님과 (함께 주연을 맡은) 장혁씨의 도움없이 내 혼자 힘으로는 하기 힘든 작업이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1998년 여성 그룹 핑클로 가요계에 뛰어든 성유리는 2002년 드라마 '나쁜 여자들'로 연기 신고식을 치렀다.

그녀는 '연기 도전을 하는 가수 후배들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가수 출신 연기자는 카메라에 대한 공포가 없다는 게 장점이 될 수 있지만, 반면 인지도가 높은 가수일 수록 부담도 많고 평가도 더 냉혹하기 때문에 상처를 받기 쉽다고 생각해요. 저도 그랬고. 하지만 그걸 팬들의 관심의 표현이라 생각하고 잘 극복해야만 합니다. 물론 저 역시 극복해 나가고 있지만, 스스로 노력한다면 훌륭한 연기자가 될 수 있을 거예요."

이번 영화에 함께 출연한 장혁은 "감히 성유리씨에 대해 평가하자면 너무나 성실한 배우다. 첫 영화 작업이었지만 호흡도 잘 맞았고 다들 성유리씨의 연기력에 놀라게 될 것이다. 여백의 미를 느낄 수 있었다"고 평했다.

주 감독은 "(성유리가 연기한) 극중 메이의 순수함과 내면의 깊은 상처를 표현하기 위해선 표면적인 연기가 아니라 내면적인 연기가 필요했다. 유리씨는 보기보다 내면연기가 무척 강한 배우였다. 이번 영화를 통해 여배우로서 지금까지 보지 못한 부분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평가했다.

'토끼와 리저드'는 불치의 희귀 심장병인 민히제스틴 증후군을 앓는 남자 은설(장혁)과 미국에 입양됐다 친엄마와 과거의 기억을 되찾기 위해 서울에 온 여자 메이(성유리)의 우연한 만남과 사랑을 다룬 영화다. 8일 개막하는 제14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일반 개봉은 22일이다.

< 권영한 기자 champa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