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
삼성전자·하이닉스·농심·글로비스·KB금융…
지난 6개월 주식시장은 제대로 된 조정 없이 숨 가쁘게 달려왔다. 단기간에 걸친 사상 최대 규모의 외국인 순매수 요소 등을 제외해도 2007년 세계경기의 호황기에 버금가는 지난 상반기 국내기업의 수익성은 주가의 가파른 상승을 합리화하고도 남는다. 지난 1년을 돌이켜 보면,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각국 정부의 유동성(자금흐름) 확대와 재정정책의 절묘한 조화가 공황상태에 빠졌던 금융시장을 위기 이전의 수준으로 회복시켰다.
아시아 경제는 서구 선진국 경제와 달리 금융부실의 규모가 그리 크지 않았다. 하지만 세계경기의 위축에 따른 성장의 부진을 우려한 나머지 선진국보다 강도 높은 유동성 팽창정책을 시행했다. 중국은 이미 올해 들어 8월까지 작년 국민총생산(GDP)의 40%가 넘는 신규 유동성을 풀어 내수를 부양했다. 한국은 중국 내수부양의 대표적인 수혜를 입은 국가 중 하나이다. IT(정보기술)·자동차·디스플레이·무선통신기기·합성수지·석유·철강 제품 등이 대표적인 수혜업종이었다.
한국 주식시장은 2000년 이후 평균 9배의 주가수익비율(PER)과 1.2배의 주가순자산비율(PBR)에 거래됐다. 지금 12개월 예측치를 기준으로 한 주가수익비율은 12배, 주가순자산비율은 1.21배에 거래되고 있다. 주식시장은 이미 향후 이익의 성장세를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하는 것이다. 게다가 한국주식과 채권에 대한 외국인의 순매수(매수가 매도보다 많은 것)와 경상수지 흑자로 원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여전히 2%이지만, 시장금리는 경기 회복과 물가상승 기대심리를 반영하여 3년 만기 국고채 기준 4%대 중반을 넘어섰다. 주식의 기대수익률과 채권수익률의 차이가 줄어들면서 채권과 비교한 주식의 투자 매력도가 지난 18개월 전보다 떨어지고 있다. 기업수익성의 개선 속도도 점차 둔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시장이 조정을 보일 가능성이 커진 만큼 수익성의 개선이 확보되는 업종과 원화 강세에 따른 수혜 업종에 초점을 두는 보수적 투자자세가 필요하다. 다시 말해 수익성의 개선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반도체, 소비재 그리고 원화 강세의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하는 은행·음식료·유통·유틸리티 등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 가는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 그리고 반도체 공급 둔화의 수혜를 누리는
삼성전자·하이닉스, 내수 소비의 반등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되는
롯데쇼핑, 그리고 경기 반등과 원화 강세의 수혜주인
농심·글로비스·한국가스공사·KB금융·외환은행·신한금융지주 그리고 일부 지방은행 등은 충분한 조정이 이루어지면 매수관점에서 대응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