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전 펀드팀장의 '재테크 파일'] 수십명이 주가조작… 30% 먹고 튀는 '메뚜기 수법' 활개
입력 : 2009.10.08 03:12 | 수정 : 2009.10.08 03:28
30~50명이 번개모임 후 3~4개 소수 종목 선정
대량 허위고가 매수 주문
실적호전 없이 급등하거나 최대주주 변경 잦은 종목
작전세력 개입 가능성 높아
지난해 주식투자자 A씨는 인터넷 투자클럽을 통해 주식투자자 40여명을 알게 됐다. 그리고 이들과 카페 등에서 '번개 모임'을 가지면서 친해졌다.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 '믿을 수 있는' 사이가 되자 지난 3월에 '한탕'하자는 쪽으로 이야기가 흘러갔다.
이들은 먼저 유통물량이 적어 주가 조작이 쉬운 소형 종목 3개를 골랐다. 그리고 목표가격을 정하고, 인터넷 메신저를 통해 신호를 보내면 일제히 같은 시간대에 매수주문을 쏟아냈다. 대량 매수로 해당 종목을 상한가까지 끌어올린 후에는 상한가 가격대에 매수 잔량을 100만~200만주씩 쌓아놓았다. 상한가 매수 잔량이 많으면 다음날 개인투자자들이 주가가 오를 종목으로 예상하고 따라붙는 투자 관성(慣性)을 악용한 것이다.
다음날 예상대로 개인투자자들이 몰려들자 40여명의 작전세력은 일제히 고가에 주식을 팔아치워 한몫씩 챙겼다. 이들은 50만주씩 허위 매수 주문을 낸 뒤 다른 투자자들이 뒤따라 10만주가량 매수 주문을 내면, 자신들의 주문은 취소하고 보유주식을 전량 파는 방식을 썼다. 작전세력들이 번 금액은 종목당 수천만~수억원으로 많지 않았다. 주가가 100~200%씩 오를 경우 감독당국의 레이더망에 걸려들 수 있기 때문에 30~40%의 수익만 거두면 다른 종목으로 튀는 '메뚜기 수법'을 쓴 것이다.
하지만 이 작전세력은 40여개의 동일한 증권 계좌에서 3개 종목에 대한 고가의 매수 주문이 주가 급등 기간동안 집중적으로 나온 점을 수상하게 여긴 한국거래소 시장감시팀의 조사에 덜미가 잡히고 말았다.
주가 상승기를 맞아 '메뚜기 수법'을 포함해 신종 주가조작수법이 다시 활개를 치고 있다. 인적 연고가 전혀 없는 일반 투자자들이 동원되고, 인터넷 카페와 인터넷 언론도 주가조작에 악용되고 있다.
한국거래소 기획심리팀에 의뢰해 올 들어 부각된 주가조작 수법을 분석한 결과 ①메뚜기 수법 외에 ②이종(異種)상품 간 연계매매 수법 ③인터넷카페와 인터넷언론 악용 ④사기성 신종 테마주 형성이 대표적인 사례로 나타났다.
이들은 먼저 유통물량이 적어 주가 조작이 쉬운 소형 종목 3개를 골랐다. 그리고 목표가격을 정하고, 인터넷 메신저를 통해 신호를 보내면 일제히 같은 시간대에 매수주문을 쏟아냈다. 대량 매수로 해당 종목을 상한가까지 끌어올린 후에는 상한가 가격대에 매수 잔량을 100만~200만주씩 쌓아놓았다. 상한가 매수 잔량이 많으면 다음날 개인투자자들이 주가가 오를 종목으로 예상하고 따라붙는 투자 관성(慣性)을 악용한 것이다.
다음날 예상대로 개인투자자들이 몰려들자 40여명의 작전세력은 일제히 고가에 주식을 팔아치워 한몫씩 챙겼다. 이들은 50만주씩 허위 매수 주문을 낸 뒤 다른 투자자들이 뒤따라 10만주가량 매수 주문을 내면, 자신들의 주문은 취소하고 보유주식을 전량 파는 방식을 썼다. 작전세력들이 번 금액은 종목당 수천만~수억원으로 많지 않았다. 주가가 100~200%씩 오를 경우 감독당국의 레이더망에 걸려들 수 있기 때문에 30~40%의 수익만 거두면 다른 종목으로 튀는 '메뚜기 수법'을 쓴 것이다.
하지만 이 작전세력은 40여개의 동일한 증권 계좌에서 3개 종목에 대한 고가의 매수 주문이 주가 급등 기간동안 집중적으로 나온 점을 수상하게 여긴 한국거래소 시장감시팀의 조사에 덜미가 잡히고 말았다.
주가 상승기를 맞아 '메뚜기 수법'을 포함해 신종 주가조작수법이 다시 활개를 치고 있다. 인적 연고가 전혀 없는 일반 투자자들이 동원되고, 인터넷 카페와 인터넷 언론도 주가조작에 악용되고 있다.
한국거래소 기획심리팀에 의뢰해 올 들어 부각된 주가조작 수법을 분석한 결과 ①메뚜기 수법 외에 ②이종(異種)상품 간 연계매매 수법 ③인터넷카페와 인터넷언론 악용 ④사기성 신종 테마주 형성이 대표적인 사례로 나타났다.
◆파생상품과 연계한 주가조작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으로 다양한 파생금융상품이 등장하면서 주가조작 수법도 복잡해졌다.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는 ELW(주가워런트증권)와 ELW의 기초자산이 되는 종목을 연계한 수법이 대표적이다.
ELW는 특정한 주식을 미리 정해둔 가격으로 미래의 일정한 시점에 사거나 팔 수 있는 권리로 한국거래소에 상장돼 거래되는 파생상품이다. 주가조작세력들은 ELW의 기초자산이 되는 A종목의 주가가 조금만 올라도 ELW 주가가 동시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을 악용했다. 이들은 우선 ELW를 대량매수해 놓는다. 이어 기초자산인 A종목 주식을 살짝 친다. 100~200원의 최소 호가 단위로 최소 수량만 매수한다는 뜻이다. A종목의 주가가 조금만 올라도 ELW는 5~10원씩 함께 오른다. 이후 대량 매수해놓은 ELW를 매도해 이익을 챙기는 수법이다.
이런 매매 행태를 하루종일 수십~수백번 반복하며 이들 세력은 하루 수백만~수천만원 이익을 취했다.
◆신종 테마주에 끼워넣기
한국거래소는 LED(발광다이오드), 원자력, 바이오, 자전거, 4대강 개발, 신종플루, AM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등 올 들어 급등세를 보인 신종 테마주에 주가조작 세력이 관여했다고 판단하고 집중 조사하고 있다.
예컨대, K사의 경우 사람백신이 아닌 동물백신을 만드는 회사인데도 신종플루 테마주로 엮여 최근 한달여 동안 주가가 200%나 급등했다. 한국거래소 최욱 시장감시1팀장은 "테마주와 관련된 사업이 전혀 없는데도 테마주로 유포시켰다면 사기적 부정 거래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사기성 테마주의 원산지는 주로 강남 지역의 '부띠끄(소규모 투자자자문사)'로 알려졌다. 한국거래소는 부띠끄에서 의도적으로 형성된 테마주가 증권사 리포트에 등장해 개미투자자들에게 전달되기까지 은밀한 연결고리가 있다고 보고 있다.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으로 다양한 파생금융상품이 등장하면서 주가조작 수법도 복잡해졌다.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는 ELW(주가워런트증권)와 ELW의 기초자산이 되는 종목을 연계한 수법이 대표적이다.
ELW는 특정한 주식을 미리 정해둔 가격으로 미래의 일정한 시점에 사거나 팔 수 있는 권리로 한국거래소에 상장돼 거래되는 파생상품이다. 주가조작세력들은 ELW의 기초자산이 되는 A종목의 주가가 조금만 올라도 ELW 주가가 동시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을 악용했다. 이들은 우선 ELW를 대량매수해 놓는다. 이어 기초자산인 A종목 주식을 살짝 친다. 100~200원의 최소 호가 단위로 최소 수량만 매수한다는 뜻이다. A종목의 주가가 조금만 올라도 ELW는 5~10원씩 함께 오른다. 이후 대량 매수해놓은 ELW를 매도해 이익을 챙기는 수법이다.
이런 매매 행태를 하루종일 수십~수백번 반복하며 이들 세력은 하루 수백만~수천만원 이익을 취했다.
◆신종 테마주에 끼워넣기
한국거래소는 LED(발광다이오드), 원자력, 바이오, 자전거, 4대강 개발, 신종플루, AM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등 올 들어 급등세를 보인 신종 테마주에 주가조작 세력이 관여했다고 판단하고 집중 조사하고 있다.
예컨대, K사의 경우 사람백신이 아닌 동물백신을 만드는 회사인데도 신종플루 테마주로 엮여 최근 한달여 동안 주가가 200%나 급등했다. 한국거래소 최욱 시장감시1팀장은 "테마주와 관련된 사업이 전혀 없는데도 테마주로 유포시켰다면 사기적 부정 거래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사기성 테마주의 원산지는 주로 강남 지역의 '부띠끄(소규모 투자자자문사)'로 알려졌다. 한국거래소는 부띠끄에서 의도적으로 형성된 테마주가 증권사 리포트에 등장해 개미투자자들에게 전달되기까지 은밀한 연결고리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인터넷매체 통해 허위 기업정보 유포
올해 초 한 인터넷언론에는 코스닥 B사가 비상장사인 C사를 인수해 C사를 우회상장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며칠 안돼 우회상장되는 C사가 바이오업체라는 보도가 추가로 나오며 B사는 바이오테마주와 묶여 주가가 급등했다.
이 소문은 인터넷카페 등을 통해 퍼져 주가는 열흘 만에 100% 올랐고, 그 사이 회사 내부자로 추정된 계좌에서 대량 매도 물량이 쏟아져 나왔다. 결국 이 회사는 상장유지 요건인 감사보고서를 내기 위해 회계법인에 감사의견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해 상장폐지됐다.
한국거래소 홍순욱 시장감시3팀장은 "속보성을 중시하는 인터넷언론의 생리를 악용해 주가조작에 이용하는 수법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스닥기업 S사 임원은 인터넷주식카페를 개설한 후 허위 신규사업 계획을 카페 회원들에게 메시지 형태로 뿌린 후 보유 중인 수백만주 주식을 처분해 주가차익을 챙기기도 했다.
◆이런 종목 투자는 주의해야
거래소는 투자자들이 뜻하지 않게 주가조작에 연결될 수 있다며 주의를 촉구하고 있다. 작전세력이 관여한 종목에 걸려들지 않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주가수익비율(PER) 등 구체적인 투자지표의 호전 없이 주가가 급등하는 종목을 피해야 한다. 또 공식적인 공시 없이 인터넷상으로만 기업 정보가 유포되는 종목, 최대주주나 회사명이 빈번하게 변경되는 종목들은 일단 의심해야 한다고 거래소는 지적했다.
최욱 시장감시1팀장은 "소수의 증권계좌·증권사 지점이 관여돼 있거나 상한가 매수잔량이 많이 쌓여있어서 거래소가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한 종목들은 아예 쳐다보지도 말라"고 조언했다. 거래소는 주가가 3일간 ±20% 변동하거나 상위 10개 증권계좌의 거래량이 당일 전체 거래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등 일정 조건을 갖추면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한다.
올해 초 한 인터넷언론에는 코스닥 B사가 비상장사인 C사를 인수해 C사를 우회상장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며칠 안돼 우회상장되는 C사가 바이오업체라는 보도가 추가로 나오며 B사는 바이오테마주와 묶여 주가가 급등했다.
이 소문은 인터넷카페 등을 통해 퍼져 주가는 열흘 만에 100% 올랐고, 그 사이 회사 내부자로 추정된 계좌에서 대량 매도 물량이 쏟아져 나왔다. 결국 이 회사는 상장유지 요건인 감사보고서를 내기 위해 회계법인에 감사의견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해 상장폐지됐다.
한국거래소 홍순욱 시장감시3팀장은 "속보성을 중시하는 인터넷언론의 생리를 악용해 주가조작에 이용하는 수법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스닥기업 S사 임원은 인터넷주식카페를 개설한 후 허위 신규사업 계획을 카페 회원들에게 메시지 형태로 뿌린 후 보유 중인 수백만주 주식을 처분해 주가차익을 챙기기도 했다.
◆이런 종목 투자는 주의해야
거래소는 투자자들이 뜻하지 않게 주가조작에 연결될 수 있다며 주의를 촉구하고 있다. 작전세력이 관여한 종목에 걸려들지 않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주가수익비율(PER) 등 구체적인 투자지표의 호전 없이 주가가 급등하는 종목을 피해야 한다. 또 공식적인 공시 없이 인터넷상으로만 기업 정보가 유포되는 종목, 최대주주나 회사명이 빈번하게 변경되는 종목들은 일단 의심해야 한다고 거래소는 지적했다.
최욱 시장감시1팀장은 "소수의 증권계좌·증권사 지점이 관여돼 있거나 상한가 매수잔량이 많이 쌓여있어서 거래소가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한 종목들은 아예 쳐다보지도 말라"고 조언했다. 거래소는 주가가 3일간 ±20% 변동하거나 상위 10개 증권계좌의 거래량이 당일 전체 거래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등 일정 조건을 갖추면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