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윤제균 감독 "영화는 곧 감독, 나는 상당히 웃기는 감독"

"진정으로 원하는 꿈이 있다면 거머리처럼 악착같이 달라붙으세요. 계속해서 두드린다면 언젠가 문이 열립니다."

영화 '해운대'의 윤제균 감독이 예비 영화인과 연기자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해 눈길을 끌었다.

윤 감독은 지난 7일 서울종합예술학교(이사장 김민성) 방송연예영상학부의 초청으로 진행된 특강에서 감독 입문기부터 한국형 코미디 감독을 거쳐 최고의 흥행사로 올라서기까지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펼쳐놓았다. 방송연예영상, 연기, 패션모델예술학부 학생 등 300여명의 학생들이 함께 자리해 윤감독의 강연에 귀를 기울였다.

윤감독은 "광고회사에 근무하다 IMF로 인해 원치 않게 무급 휴가를 받았을 때 상금을 노리고(?) 시나리오를 쓰면서 영화계에 입문했다"며 "첫 작품 '두사부일체'는 마땅한 감독을 구하지 못해 직접 메가폰을 잡은게 데뷔작이 됐다"고 말했다.

'두사부일체' '색즉시공'을 연달아 흥행시키며 한국형 코미디 영화의 새장을 연 윤 감독은 '낭만자객'의 실패로 영화인생의 위기를 맡게 된다. '1번가의 기적'으로 다시 메가폰을 잡기까지 4, 5편의 시나리오를 썼고, '해운대'도 이때 구상했다.

'해운대' CG 논란에 대한 질문에 윤 감독은 "한국 CG의 수준은 할리우드의 90% 이상이라고 자부한다"며 "해운대 헤일 장면이 영화 '투모로우'(Tomorrow)와 비교되지만, 사실상 '해운대' CG가 물방울까지 구현할 만큼 4~5배 기술력이 앞서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영화마다 등장하는 정감 가는 코믹한 캐릭터에 대해서는 "영화는 곧 감독이라고 생각하고 고로 나도 알고 보면(?) 상당히 웃긴 사람"이라며 "등장인물과 가장 근접한 배우로 캐스팅했고 연기를 하나 하나 지도하다는 배우에게 전적으로 맡겼다"고 말했다.

한국 최초의 재난영화로 개봉 전부터 관심을 모았던 '해운대'는 관객 1,100만명으로 역대 한국영화 흥행 4위에 오르며 2009년 최고의 영화로 손꼽히고 있다. <강일홍 기자 ee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