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김혜수' 고은아, 레드카펫의 비밀 최초공개

[부산=스포츠조선 T―뉴스 이인경 기자] 레드카펫 위 여배우들이 치르는 소리없는 전쟁은 시상식의 백미다. 단 1분의 플래시 세례를 위해, 여배우들은 마치 전장터에 나가는 무사처럼 숭고한 의식을 치른다.

T-뉴스가 레드카펫을 준비하는 여배우들의 숨겨진 모습과 전 과정을 처음으로 공개한다. '포스트 김혜수' 고은아가 8일 오후 7시 열린 제14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참석을 앞두고 T-뉴스를 숙소로 살짝 초대했다.

▶ 3:00 PM

배우들의 공식 숙소인 해운대 그랜드호텔에 짐을 푼 고은아가 본격적인 변신(?)에 돌입한다. 공항에서 생얼에 캐주얼 차림으로 왔기 때문에 적나라한 모습으로 화장대 앞에 앉는다. 헤어스타일을 먼저 만들기로 한 그는 갈색의 긴 생머리를 풀어내렸다.

"점심에 비행기에서 비빔밥을 한그릇 다 비운 게 걱정이 된다"면서도 고은아는 예쁜 척을 하지 않는다. 대신 "이제라도 팔뚝에 랩을 감아 볼까"라는 농담과 함께 긴장을 자연스럽게 털어낸다.

부분 가발로 머릿결을 풍성하게 만들고, 업스타일 헤어로 우아한 모습을 완성시키면 오드리 햅번도 저리 가라다. 고은아는 "너무 예쁜데 레드카펫 후, 언제 가발을 떼어내고 머리 감아야 하지?"라며 웃는다.

▶ 4:00 PM

커다란 눈망울에 동그란 콧망울이 아기 같은 인상을 풍긴다. 생얼임에도 동안에 피부가 좋다는 칭찬이 주위에서 쏟아지자 그는 "중학교 때 활동을 시작해서인지, 날 20대 후반으로 보는 사람도 가끔 있다. 어려보인다는 말은 정말 기분 좋다"라며 웃는다.

하지만 메이크업으로 커버하고 싶은 결점과 불만도 있다.

"피부가 검은 편이어서, 얼굴 하얀 사람이 부럽다"고 입을 연 고은아는 메이크업 아티스트에게 "내 피부톤보다 한단계 밝은 색으로 베이스를 넣어줬으면 좋겠다. 시간이 지나 메이크업이 지워지면, 내 피부 색깔이 튀어나와서 얼굴이 어두워 보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정중히 부탁했다.

스모키 메이크업으로 눈꼬리를 강조한 메이크업에 건강한 혈색을 돋보이게 하는 메이크업이 한시간 가량 이어지면, 이제는 드레스를 입을 차례다.

▶5:00 PM

레드카펫 행사가 한시간 전으로 다가왔다. 메이크업과 헤어스타일에 어울리는 의상과 액세서리를 몸에 착용해본다. 이번에 택한 드레스는 디자이너 브랜드인 '라흐모아 드 송'의 블랙 롱 드레스다.

고은아의 스타일리스트인 강고은 실장은 "글래머러스한 몸매의 소유자라 고은아가 섹시한 드레스를 참 잘 소화한다. 지난 번, 충무로 영화제 등에서 가슴 라인을 강조한 드레스를 입어 화제를 모았기에 이번엔 다른 시도를 해봤다. 등과 옆구리 라인이 과감하게 파인 검정색 롱 드레스인데, 키가 크고 뒤태가 예쁜 고은아에게 딱인 여성스럽고 우아한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구두는 15cm에 이르는 돌체앤가바나 검정색 샌들로 매치했다. 등이 파인 반전드레스가 은근히 신경쓰이는지 고은아는 "포즈를 취할 때 허리를 세우고 자세를 꼿꼿이 해야 민망한 노출이 없겠다"면서 다양한 포즈를 취해본다. 장장 3시간에 걸쳐 레드카펫 준비를 마친 고은아는 이날 개막식에서 단연 손꼽히는 베스트 드레서로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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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4회 부산영화제' 특집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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