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화제 인물' 조쉬 하트넷, "한국 낯설지 않다"

'부산의 화제 인물' 조쉬 하트넷 인터뷰

친동생 한국어 전공…7개월간 서울서 살아

　'제14회 부산국제영화제' 최고의 화제 인물은 단연 이 사람이다. 스크린에서만 볼 수 있었던 할리우드 톱스타 조쉬 하트넷. 이병헌과 함께 영화 '나는 비와 함께 간다'에 출연한 인연을 시작으로 결국 부산까지 오게 됐다. 이병헌의 적극적인 초대와 아시아 최대 영화제란 점에 마음이 움직였다. 부산 해운대는 그의 발길에 따라 환호성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용광로 같다.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놓치지 않으려는 국내외 팬들의 비명과 환호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세계적인 거장 감독 트란 안 헝과 이병헌 기무라 타쿠야 등이 모인 글로벌 프로젝트 '나는 비와 함께 간다'에 대한 조쉬 하트넷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한국 방문 소감은?

▶많은 사람들이 오프닝 때 큰 환호성을 보내 깜짝 놀랐다. 이병헌에게 들은 게 있어 기대감은 있었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일 줄은 생각못했다. 그리고 친 동생이 한국어를 전공해 지난해 7개월 동안 서울에서 살았다. 그래서 특별히 낯설지가 않았다.

　-부산에서 이병헌, 기무라 타쿠야와 함께 무슨 이야기를 했나?

▶이병헌의 초청으로 왔지만 그는 최고의 호스트다. 덕분에 한국을 둘러보고 재미있게 지내고 있다. 몇 달 전 일본에서 셋이 뭉친 적이 있긴 한데 이후 만날 기회가 없었다가 오랜만에 다시 만났다. 셋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떠들고 술 마시며 재미있게 지냈다. 주로 다음 작품 등의 주변 대화를 많이 했다. 특히 기무라 다쿠야는 자녀가 둘이라 아이들 얘기와 취미인 서핑 이야기를 주로 나눴고, 이병헌과는 친분이 있는 할리우드 배우들 이야기를 많이 했다.

-영화가 어렵다는 반응이 많다. 만족하는지.

▶이번 영화는 굉장히 시적인 작품이고,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영화다. 관객의 해석이 열려 있는 영화다. 촬영 내내 즐거운 경험을 했던 작품이다. 난 결과물 보다 창조해가는 과정이 내겐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심지어 완성된 영화를 안보는 경우도 있다. 트란 안 헝 감독님의 전작 '씨클로' '그린 파파야 향기' 등을 다 봤고, 존경하게 됐다. 그의 영화 세계에 참여한 것만으로도 만족한다.

-이병헌은 시나리오와 결과가 달라 좀 당황했다고 하는데 어떠냐?

▶'영화는 세 번 만들어진다'고 한다. 시나리오, 촬영, 편집 때마다 새롭게 만들어진다는 의미다. 이번 작품도 촬영, 편집 중에 변화가 생겼다. 난 만족한다.

-아시아에서 촬영 했는데 느낌은?

▶현장에서 워낙 잘 해줘 낯설진 않았다. 그러나 촬영 중간에 필리핀 탄광촌 언덕의 러브모텔에서 숙박을 하게 됐는데, 이색적인 경험이었다.(웃음)

　-글로벌 프로젝트라 촬영장이 어땠을 지 궁금하다.

▶수많은 통역사가 동원됐다. 감독님은 프랑스계 베트남인, 배우들은 한국 중국 일본이었고, 촬영 담당은 스페인 출신이었다. 스태프 중엔 미국 영국 등 국적이 다 달랐다. 당연히 의사소통에 대한 장벽이 있었지만, 말하기 전에 핵심적인 메시지를 파악하고 전달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면서 더 도움이 됐다.

-앞으로 어떤 작품을 하고 싶나.

▶이번 영화가 너무 어두운 작품이라 당분간 어두운 영화는 하고 싶진 않다. 멜로드라마를 하고 싶다.

　-자연인 조쉬 하트넷은 어떤 사람?

▶개인적으로 사려 깊고 창의적인 사람이 되고자 한다. 사람들의 지식을 빨아들이는 독서를 즐긴다.

　< 부산=박종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