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 한(韓)·미(美)·일(日) 세 남자 때문에 뜨거운 해운대

개막작도 경쟁 부문 진출작도 아닌데 취재 열기는 가장 뜨거웠다. 트란 안 헝 감독의 신작 '나는 비와 함께 간다'의 기자회견이 열린 지난 9일 저녁 부산 신세계백화점 문화홀엔 수백명의 취재진이 북적였다. 할리우드 스타 조시 하트넷과 한국의 이병헌, 일본 최고 스타인 기무라 다쿠야가 한자리에 모였기 때문이었다.

먼저 인사말을 한 이병헌은 "두 사람이 한국에서 좋은 인상을 받게 해야 한다는 의무감 때문에 파티도 별로 즐기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무라는 "안녕하세요. 기무라 다쿠야입니다"라고 한국말로 인사한 뒤 "영화제 열기가 너무 뜨거워서 압도당했다"며 "자랑스러운 친구 이병헌씨가 초청해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영화에서 가장 논쟁적인 역할을 맡은 기무라는 이어 "고통과 외로움, 슬픔을 담고 있는 인물을 연기해야 했는데, 감독님이 자신의 생각을 투영하면서 연기를 이끌어줬다"고 말했다. 트란 감독은 "악몽 같은 촬영이었지만 새로운 배우들을 만나는 것이 가장 즐거운 일이었다"고 작업을 회상했다.

"이병헌씨는 처음 봤을 때 운동복 차림을 하고 매니저와 함께 나타났죠. 두 사람 모두 근육질이어서 헬스클럽에서 나오는 사람들 같았어요. 약간 겁이 날 정도였습니다."(조시 하트넷) "그때 '놈놈놈' 촬영과 겹쳐서 중국과 홍콩을 오가야 했어요. 비행기에서 입었던 편한 옷차림이어서 조시가 그렇게 봤나 봅니다. 그때 조시가 무척 반갑게 인사했는데 알고 봤더니 제 영화 '달콤한 인생'을 보고 있던 중이었더군요."(이병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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