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입기간에 소득공제냐, 연금 수령시 비과세냐… 잘 따져봐야

길어진 노후 생활에 대비하기 위해 연금보험 가입을 고민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그런데 연금보험에 가입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점이 있다.

연금보험은 소득공제 혜택이 주어지는 상품과 혜택이 없는 상품 등 두 가지 종류가 있다는 사실이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연금보험은 크게 ▲납입기간에 소득 공제를 받는 대신 연금 수령시 연금소득세를 납부하는 세제적격 연금보험과 ▲소득공제 혜택이 없는 대신 연금 수령시 연금소득세를 납부하지 않는 세제 비적격 연금보험으로 나뉜다. 일반 소비자 입장에선 상품명만 보고 세제 적격인지 세제 비적격인지 여부를 알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확인해 봐야 한다.

①세제 적격 연금보험

소득공제 혜택을 주는 대신, 가입 문턱이 높다. 보험 가입시 보험계약자와 피보험자 수익자가 동일해야 하며 18세 이상이어야 한다. 보험료 납입은 분기 300만원 이내이며, 납입기간은 10년 이상, 연금 개시 연령은 55세 이상으로 5년 이상 연금 형태로 수령해야 한다. 연간 납입 보험료 중 300만원 한도 내에서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 300만원 공제 효과는 소득 구간에 따라 최저 19만8000원에서 최대 115만5000원까지 누릴 수 있다.

반면 주의해야 할 사항도 많다. 소득자 본인 명의로 가입한 연금보험만 소득공제 혜택이 주어지고, 노후에 연금을 수령할 때 연 600만원을 초과하게 되면 다른 소득과 합산해서 세금을 내는 종합과세 대상이 된다는 점이다. 또 연금을 수령하지 않고 해약시에는 해약금(소득공제 받지 않은 납입액 제외)의 22%를 기타소득세와 주민세로 토해내야 한다. 만일 계약 후 5년 내에 해지하게 되면 총납입 보험료의 2.2%(연 6만6000원) 한도의 해지 가산세도 납부해야 한다.

따라서 연금보험을 단순히 소득공제 목적만으로 가입하는 것은 나중에 큰 손해가 될 수도 있다. 이렇게 본다면 세제 적격 연금보험은 국민연금 수령액이 적은 직장인이나 장기간 종사가 가능한 중산층 자영업자에게 유리할 것이다.

②세제 비적격 연금보험

소득공제 혜택이 주어지지 않는 대신, 가입 조건이 까다롭지 않다. 15세 이상이면 누구나 가입 가능하다. 납입기간과 납입금액에 대한 제한이 없어서 자유롭게 정할 수 있고, 대부분 45세 이상이면 연금으로 수령이 가능하다. 연금 수령시 다른 연금 소득과 합산되지도 않고, 연금소득세 문제도 발생하지 않는다. 가입기간이 10년 이상 경과하면 이자 소득에 대한 비과세 혜택도 누릴 수 있다. 가입 후 10년이 지나지 않은 상태에서 해지할 경우에도 이자 소득세(주민세 포함)로 15.4%만 납부하면 된다. 세제 비적격 연금은 가입 즉시 연금이 지급되는 즉시연금이나 변액연금 등이 대표상품으로 손꼽힌다. 이들 상품은 은퇴가 얼마 남지 않고 즉시 연금 수령과 비과세 혜택을 원하는 고객이나 이미 은퇴한 고객이 가입하면 좋다. 연금 수령액이 많은 공무원이나 노후에 부동산 임대 소득 등이 많아 종합과세 우려가 높은 고객들에게도 알맞다.

세제 적격과 세제 비적격 연금 상품은 이렇게 큰 차이가 있는 만큼, 소비자 스스로가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 꼼꼼히 득실을 따져 선택해야 후회하지 않는다. 노후 준비를 위해 연금 가입은 필수지만 소득 공제를 우선으로 할 것인지 소득공제를 받지 않는 대신 비과세 혜택을 우선으로 할 것인지를 잘 판단해 봐야 한다는 얘기다. 만기 전 실직 등으로 중도해지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선택한다면 더욱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