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만난 스타] (3) 최재환 "할리우드 진출도 꿈꿔"

스무살에 무작정 상경 단역부터 시작 '국가대표'로 성공…할리우드 진출도 꿈꿔

영화 '국가대표'(감독 김용화)의 고깃집 스키점프 선수 마재복을 연기한 최재환을 해운대의 한 커피숍에서 우연히 만났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이번이 처음이죠?

▶예, 정말 오고 싶었어요. 제가 영화만 22편을 찍었는데 한 번도 초청 받은 적이 없어요. 심지어 예전 여자친구로부터 '너도 배우라면서 넌 왜 부산영화제에 없어?'란 말을 들은 아픈 기억이 있어요. 당시엔 비참한 기분이었는데 오기가 생겨서 '나도 저기에 꼭 서겠다'는 결심을 하게 했죠.

-결국 영화로 성공해서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으니 일종의 복수를 한 거네요?

▶지난 일이긴 하지만 덕분에 더 열심히 노력해서 성공했으니 그런 셈이죠. 어떤 선배가 지금은 즐기는 시기다. 미친듯이 즐겨도 된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러려고 합니다.

-영화속 마재복처럼 어렵게 스키점프를 하듯, 연기 생활도 힘들게 했다고 들었어요.

▶20살에 시골에서 무작정 상경해 쪽방 잡고 엑스트라, 단역부터 시작했거든요. 한동안 재연배우, 배달전문 배우로 활동했죠. '국가대표' 촬영 때도 소속사가 갑자기 망하는 바람에 차비가 없어서 무주에서 오랫동안 못 올라왔어요. 그런데 '카인과 아벨' 촬영을 위해서 무주와 강원도를 왔다갔다해야 하는데 진행비는 없고 빚만 있어서 결국 출연료 가불 받았어요. 800만명 넘겼다고 보너스 주신다는데 기다리고 있습니다.(웃음)

-그래도 이젠 '국가대표'로 성공했으니 앞으로 더 큰 배역으로 만날 수 있겠네요?

▶아무래도 전보다는 더 많이 알아주시겠죠. 그런데 제가 내년엔 군입대를 해야해요. 더이상 연기를 할 수가 없는 나이라서.... 군대에서 영어 공부를 좀 많이 하려고요.

-혹시 할리우드 진출을 준비하는 건가요?

▶진구씨랑 친한데, '미국에선 잘 생긴 사람이 통하지 않는다. 오히려 나 같은 아시아 얼굴이 먹힌다'고 장난처럼 얘기하더라고요. 혹시 또 모르는 거니까. 나중에 꼭 한번 도전해 보고 싶어요.(그의 연기자로서의 성장과정을 들으면, 할리우드 도전이 결코 장난이 아님을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