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뮐러 "수용소의 배고픔이 창작 원천"

"수용소 시절의 배고픔이 내 창작의 원천이다." 14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서 열린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와의 대담에서 루마니아에 살던 독일계로 1980년대에 독일로 이주한 헤르타 뮐러(56)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이날 오후 대담에는 한 시간 전부터 예정된 좌석이 꽉 찼고 대담이 시작되자 300여명이 넘는 취재진과 관객이 모였다.

뮐러는 이날 대담에서 자신의 문학세계를 단적으로 드러낸 수용소 시절의 체험을 다룬 최신작 《방황(Atemschaukel)》을 쓰기 위해 우크라이나 지방을 수차례 다니며 1년 이상을 생각하고 메모했다며 그곳에서 수용소 시절의 하늘이며 식물 등 모든 것들을 다시 발견할 수 있었다고 했다. 수용소 시절의 고통이 떠오르는 듯 짧은 대담 중에도 뮐러는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수용소 시절 이야기를 듣고 싶다.

"어머니와 강제노동을 했다. 매일 기계적으로 정해진 일상에 따라 일을 해야 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특히 석탄으로 매일 불을 때야 했던 것이 힘들었다."

―그때 어떤 경험이 창작으로 이어졌나?

"수용소에서 살아보면 한계상황에서 사람들로부터 어떤 성격이 나오는지 알 수 있다. 규칙에 따라 생활해야 하는 엄격한 통일성 하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인간 군상들의 캐릭터가 지금 생각해도 아주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수용소 시절이 계속 당신을 지배했는가?

"나는 사실 그 시절을 잊고 살았는데 부모님이 내 성장 과정에서 그때 이야기를 계속 해주셨다. 그때는 흘려 들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가족들이 내가 그 시절을 기록해주기를 원했던 것 같다. 아니 어쩌면 나의 배고팠던 시절이 나로 하여금 소설을 쓰게 한 것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