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장기투자? 목표 수익 올리면 환매해라

 

 

'장기투자를 해라'. 주식이나 펀드투자자라면 아마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을 것이다. 실제로 단타 매매에 나섰다가 많은 돈을 잃었거나 주가가 내려간다고 성급히 펀드를 환매했다가 금세 시장이 회복되는 것을 본 투자자라면 자신의 조급함을 원망한 적이 있을 것이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펀드의 최근 1년 평균 수익률은 약 35.53%로 나타났다. 시점을 주가가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던 2년 전으로 늘려 잡으면 주식형펀드 평균 수익률은 약 -16%로 떨어지지만, 다시 3년과 5년씩 더 장기로 가져가면 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각각 36.8%, 118.4%로 크게 좋아진다. 특히 최근 3년과 5년 코스피지수는 각각 20.1%, 92.4%씩 올랐지만 주식형펀드의 경우 해가 지날수록 배당수익이 쌓여 수익률이 더 높아졌다.

◆국내 주식형 장기수익률은 배당주가 우수

국내 주식형펀드의 경우 장기수익률 측면에서 배당주펀드가 우수하고, 상대적으로 인덱스펀드는 저조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배당주펀드는 최근 3년, 5년 수익률에서 전체 주식형펀드 평균보다 각각 5%포인트, 4%포인트 이상 좋은 성적을 거뒀다. 이에 비해 코스피200지수를 목표수익률로 삼는 인덱스펀드의 경우 같은 기간 수익률이 평균보다 각각 5%포인트 정도 낮았다.

개별 펀드를 살펴보면 수익률 상위 펀드엔 정통 주식형펀드가 많았다. 최근 5년 수익률에선 유리자산운용의 중소형주 펀드인 '유리스몰뷰티증권투자신탁[주식]C/C'가 가장 높은 247.2%의 수익률을 올렸다. 최근 3년 수익률에서는 한국투신운용의 '한국투자네비게이터증권투자신탁1(주식)(A)'이 67.5%의 수익을 올려 가장 성적이 좋았다.

◆해외펀드는 중국, 브릭스 등 신흥국 투자펀드가 장기 성과 좋아

해외펀드의 경우 중국·인도 같은 신흥국에 투자하는 펀드가 절대적으로 수익이 많았다. 3년 이상 수익률을 기준으로 수익률 상위 10개 펀드가 모두 중국, 브릭스, 아시아 신흥국에 투자하는 펀드였다.

반면에 선진국에 투자하는 펀드나 원자재 펀드 등은 장기투자에서는 모두 평균 이하의 성적을 거뒀다. 신흥국 주식펀드 외에 최근 3년 수익률에서 평균 이상 성적을 거둔 펀드는 하나도 없었다.

◆무조건 장기투자하기보다는 목표수익률 정해 놓고 달성시 환매해야

펀드 전문가들은 얼핏 장기투자를 하면 좋은 수익률을 올리는 것 같지만 무조건적인 장기투자가 능사는 아니라고 말한다. 이보다는 목표수익률을 정해 놓고 나서 성과를 달성했다면 투자기간이 길지 않더라도 환매하는 방법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최근 5년 수익률에서 평균수익률을 웃도는 펀드는 41개, 평균 이하인 펀드 수는 132개로 3배 이상 많았다. 3년 수익률에서도 평균 이상의 성적을 올린 펀드가 106개였던 데 비해 그 이하인 펀드 수는 232개에 달했다. 결국 소수의 수익률 상위펀드들이 평균수익률을 끌어올린 것으로, 어떤 펀드를 선택하느냐가 중요한 이유다. 또 최근 5년 수익률이 가장 좋은 유리스몰뷰티펀드의 경우 최근 3년 수익률이나 올해 수익률에선 평균에도 못 미친다. 마냥 장기투자할 것이 아니라면 가입시점에 따라 펀드 수익률이 천차만별이 될 수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