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유리, "영화배우로 부산 방문 소원 풀었죠"

관객과 만남 등 일정 바빠 '맛집투어' 못해 아쉬워요~

"배우로서 소원을 이룬 기분이었어요."

성유리가 최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부산영화제에 참가한 남다른 소회를 밝혔다. 성유리는 제14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자신이 출연한 영화 '토끼와 리저드'가 공식 초청작으로 선정되면서 영화제 레드 카펫을 밟았다. '토끼와 리저드'는 가수에서 연기자로 변신한 성유리의 사실상 첫 영화 출연작이다.

"예전에도 부산에 몇 번 오려고 했는데 영화인이 아닌데 영화의 축제에 간다는 게 약간 망설여지더라고요. 다른 사람들은 신경 안쓸지 모르지만, 전 아직 영화인이 아닌데라는 생각 때문에 진짜 가고 싶었는데도 가지 못했어요. 그래서 이번에 부산에 갈 수 있었던 게 너무 좋았어요. 소원을 이룬 느낌이죠. 이제 영화인이 됐으니 마음 편하게 부산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성유리는 이번 영화제에서 특히 의미있는 관객과의 대화 시간을 가졌다고 말했다.

"관객과의 대화 시간에 한 관객분의 질문을 받고 깜짝 놀랐어요. 제가 극중에서 맡은 메이라는 인물은 어린 시절 미국으로 입양됐다가 한국에 와서 자기 부모님과 과거를 찾는데, 늘 빨간색 트렁크 가방을 갖고 다니거든요. 언제든 어딘가로 떠날 수 있다는 설정이었는데. 한 관객분이 '그 트렁크 가방이 빨간 토끼를 상징하는 게 아니냐'고 묻더라고요. 저는 물론이고 감독님도 깜짝 놀랐죠. 사실 영화를 어려워하실 줄 알고 좀 걱정을 했는데 우리가 의도한 부분은 물론 의도하지 않았던 부분의 숨은 의미까지 끄집어내고 공감해주신다는 걸 느꼈어요. 부산영화제 관객분들의 눈높이에 깜짝 놀랐죠."

성유리는 이번 영화제에서 수많은 부산의 맛집을 섭렵할 기회를 엿봤다. 그러나 밀려드는 공식 행사 일정과 인터뷰 등으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사실 해운대의 포장마차 같은 곳이나 부산 구석구석 숨은 맛집을 돌아다니는 걸 기대하고 왔는데 스케줄이 너무 많았어요. 그거 끝나면 잠자기 바쁘고. 밥 먹는 게 장혁 오빠랑 한 번 먹고 회사 식구들이랑 먹은 게 전부였어요. 이번에 부산 내려올 때 사람들이 오징어회가 맛있는 곳이 있다고 해서 꼭 가보고 싶었는데 못갔죠. 대신 장혁 오빠가 내려오기 전부터 돼지국밥 집 노래를 불렀는데 서울행 비행기 타기 직전에 겨우 점심으로 먹었죠. 처음 먹어보는 돼지국밥, 정말 맛있었어요."

성유리 장혁 주연의 영화 '토끼와 리저드'는 22일 개봉한다.

< 부산=권영한 기자 champa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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