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LG배 세계기왕전] 양안(兩岸) 대결

〈제1보〉(1~18)=중국 추쥔(邱峻) 八단과 대만 천스위안(陳詩淵) 八단 간의 열전보를 소개한다. 이른바 양안(兩岸) 대결인 셈. 본란에 한국기사가 포함되지 않은 판이 등장한 것도 참 오랜만이다. 하지만 천스위안은 한국에 바둑유학 와 한국에서 입단관문을 거친 한국통 기사다. 대만바둑의 현재 수준도 가늠해 볼 겸 색다른 대결을 감상할 기회를 갖기로 했다.

3살이 더 많은 추쥔(27)이 백돌을 쥐고 돌을 가렸다. 천스위안이 홀짝을 못 맞추자 추쥔은 백을 선택한다. 9까지는 흔히 나오는 형태. 다음 백 10의 변화구를 던져넣는 데 5분이 소요됐다. '족보'엔 있지만 옛날부터 워낙 골치 아픈 싸움으로 소문난 정석이어서 특히 흑 쪽에서 되도록 피하는 변화다. 11의 내친걸음에 12로 뻗어 초반부터 어지러운 소용돌이에 빠져든다.

13 때 14가 신수(新手). 과거엔 참고1도가 정형으로 통했었다. 14는 그 자리를 요소(要所)로 판단한다는 의미다. 15로는 16자리에 뚫을 수도 있으며 참고2도도 하나의 정석. 실전보다 간명하다. 자, 여기서 흑의 다음 수는 '가'일까, '나'일까. 아니면 그도 저도 아닌 제3의 곳일까. '2개의 중국' 젊은이들이 처음부터 두 팔 걷어붙이고 제대로 맞붙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