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장진영이 생전 신어보려던 구두는 진열만…

[광주=스포츠조선 T―뉴스 이다정 기자] 19일 오전 11시에 진행된 고 장진영의 49재를 맞아 `장진영 추모관'이 공개됐다.

경기도 광주 스카이캐슬 추모공원 5층에 위치한 `장진영 추모관'은 약 11㎡ 규모로 생각보다 아담한 공간이었다. 그러나 고인의 유골함과 유품이 빼곡히 들어차 있어 쉽사리 발을 떼기 어려웠다.

고 장진영의 유품 중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평소 그의 스타일을 대변해줬던 드레스와 가방, 구두였다.

진열된 드레스는 협찬받은 명품 드레스가 아닌, 장진영이 의류 회사와의 공동 작업을 통해 함께 만든 작품이다. 오른쪽에 위치한 진회색의 깃털 장식 드레스는 만드는 데만 2년이 걸린 장진영의 첫 작품이었다.

왼쪽으로 진열된 검은색 시스루 드레스는 직접 만든 두 번째 작품으로, 청룡영화상에 입고 나왔을 때 여우주연상까지 받아 고인이 더욱 뜻 깊게 생각한 옷이었다.

고인의 가방 중 가장 많이 선보여진 것은 클러치였다. 시상식 당시 들고 나왔던 클러치라 아이템 하나 하나마다 의미가 깊지만, 장소 문제로 드레스와 함께 진열되지 못하고 클러치끼리 진열되었다.

진열된 다른 가방 중에는 은색 빅 백과 샤넬 백이 눈에 띄었다.

장진영의 스타일리스트이자 최측근이었던 양희숙 실장은 "은색 빅 백은 장진영이 멀티샵에서 직접 구매한 것으로, 세상을 떠나기 전 여행을 다닐 때 많이 들고 다닌 가방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작은 샤넬 백은 장진영이 특히 좋아한 아이템으로 아마 생전에 가장 많이 들고 다닌 가방일 것"이라 답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눈에 띈 것은 아래쪽에 일렬로 놓여있던 신발이었다. 고인의 신발 사이즈는 7½인 245㎜로, 한 눈에 봐도 여자로서는 다소 큰 사이즈의 구두들이 다양하게 진열되어 있었다.

양희숙 실장은 "사실 모자나 가방 등 다른 소품들은 장진영이 모두 들고 다니던 것들인데, 구두는 한 번도 신어보지 못한 것들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드레스를 입을 때, 구두가 협찬이 들어오지 않을 경우 비상용으로 쓰려고 본인이 직접 구매했었던 것들"이라며 "한 번도 신어보지 못해 결국 진열만 하게 됐다"고 밝혔다.

장진영이 신어보려던 구두는 추모관으로 향해, 드레스에 어울리는 구두를 대중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생전 소원을 대신하게 됐다.

< anbie@sportschosun.com> <사진=김보라 기자 boradori@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