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구 七단의 신출귀몰] 수동(受動)책, 능동(能動)책

      입력 : 2009.10.20 03:08

      〈장면도〉 백이 △로 들여다 본 장면. 흑은 '가'에 이을 수밖에 없을까, 아니면 주문을 거슬러 이득을 볼 찬스일까. 승부는 대개 이런 장면에서의 결단으로 판가름난다.

      (2009.10.13.대국보)

      〈1도〉(백의 의도)흑 1로 이으면 백은 2로 빠질 참이다. 이것은 백이 귀의 실리를 챙기면서 흑을 미생(未生)으로 추격하는 환상적인 그림이다. 그렇다면 흑 1로 어딜 가야 하나?

      〈2도〉(실전진행)흑 1과 3이 멋진 수순. 5까지 좌변 백집이 흑집으로 변해 실리의 균형이 무너지면서 흑이 단숨에 우세를 잡았다. 1도는 수동(受動)적, 2도는 능동(能動)적 대응이다.

      〈3도〉(흑 미흡)흑 1로 먼저 들여다 보는 것은 이 장면에선 손해. 백은 4로 양보한 뒤 선수를 뽑는다. 훗날 A에 붙이는 끝내기도 남아 흑은 얻은 게 없다. (243수 끝, 흑 1집 반 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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