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에 대한 고뇌, 그 찬란한 흔적

빛은 인상파뿐 아니라 수많은 화가에게 탐구하거나 정복하고 싶은 목표였을 것이다.

서양화가 방혜자에게도 빛은 오랫동안 손에서 놓을 수 없는 목표였고, 지금은 경외의 대상이 되어버렸다. 경기도 광주시 쌍령동 영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방혜자의 《빛의 길》전(展)은 그가 오랜 시간 시도하고 좌절한 뒤 얻은 빛에 대한 연구보고서라고 할 수 있다.

작가는 회화뿐 아니라 설치작업을 통해 빛을 입체적으로 표현했다. 캔버스와 공간에 펼쳐놓은 작품들에서 찬란한 빛을 어떻게 표현할까 머리와 가슴으로 고민했던 작가의 흔적이 느껴진다.

작가는 어렸을 때 각인된 빛에 대한 기억을 들려줬다. "여덟 살 때 시냇가에 갔다가 물속에서 빛나고 있는 조약돌을 발견했어요. 저 빛을 어떻게 그릴 수 있을까 생각했죠. 그때 그 장면이 늘 마음속에 담겨 있었어요."

방혜자의 빛에 대한 생각은 찬란함에 대한 표현뿐 아니라 우주로 확장하고 있다. 무거움을 덜고 우주에서 자유롭게 유영하고 무한대로 펼쳐진다. 작가에게 빛은 색이 되고 에너지로 이어졌다. "빛이 주는 찬란한 삶과 기쁨을 함께 나누고 싶었다"는 것이 전시로 초대하는 작가의 말이다. 어른뿐 아니라 어린이들에게도 빛과 우주에 대한 상상력을 넓혀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시는 영은미술관에서 12월 13일까지 열린 뒤, 서울 겸재정선기념관에서 12월 22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이어진다. 영은미술관 (031)761-01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