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LG배 세계기왕전] 24분(分)의 가치(價値)

 

〈제2보〉(19~27)=천스위안(陳詩淵·24)은 96년 한국서 열린 제13회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주니어부 준우승자. 결승서 동갑내기 박영훈에게 패한 뒤 동행했던 부모가 아들의 한국 유학을 결정했다. 권갑룡 도장에 맡겨진 천스위안은 한국생활 3년여 만인 2000년 말 15세 나이로 입단했다. 한국 프로 관문을 뚫은 첫 외국인 남자기사였다.

정답은 19의 붙임. 이 수로 참고1도 1에 막는 것은 욕심이다. 4로 귀가 알뜰하게 백의 영토에 편입되기 때문. 21은 '가'의 쌍립이 튼튼하지만, 그때는 백도 22로 24에 두게 돼 일장일단이 있다. 21로 인해 백은 훗날 기회를 봐서 좌상귀 흑을 양단하는 노림을 남기게 됐다.

23 압박은 예정코스였고 24도 당연하다. 25로 '나'는 흑의 외곽에 너무 많은 단점이 노출된다. 한 예로 참고2도 흑 3의 저항이 성립해야 하는데 A·B 등의 약점을 못 견딘다. 25에 백이 난처해졌다 싶은 순간 26이란 가착(佳着)이 놓였다. 이 바둑 최장고인 24분을 투입한 게 아깝지 않은 명점이란 평. 흑이 참고3도 1로 반발해 오면 2 이하 12까지 타개하겠다는 뜻이다. 27로 붙여 난전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