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부산' 박지원 감독 "아버지를 꼭 말하고 싶었다"

"아버지를 꼭 말하고 싶었다 콱 쏟아내는 '한방'같은 사랑…"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를 꼭 하고 싶었어요."

지난주 개봉한 영화 '부산(父,山)'의 박지원 감독은 살짝 상기된 표정이었다. "개봉 전까지는 전혀 떨리지 않았는데 막상 막이 올라가니 기분이 묘하다"고 말한다.

'거류' '그녀의 서른번째 생일' 등 독립영화를 만들어온 그에게 '부산'은 처음 도전한 상업영화다. 그러다보니 살짝 관객스코어에도 신경이 쓰이는 표정이다.

"대중과의 소통에 목말라 있었어요.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좀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었지요."

김영호 유승호 고창석 주연의 '부산'은 밑바닥 인생들을 통해 진한 부성애를 전한다. 제목 '부산(父,山)'은 그의 고향이기도 한 부산과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라는 뜻을 중의적으로 함축한다. 이미지나 실험성 보다는 내러티브를 중시하는 그의 취향이 드러난다.

"부산이라는 공간이 주는 느낌, 부산의 인물들이 갖는 감성을 영화의 분위기와 조화시키고 싶었어요."

'부산'에는 보도방 사장, 양아치 등 밑바닥 인생들이 등장한다. 조폭영화라 비칠까 걱정했지만 이런 인물들을 등장시킨 것은 그들이 갖고 있는 부성애가 보통 사람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보편적인 소통을 위한 드라마적 장치인 셈이다.

"모성이 아낌없이 주는 희생적인 사랑이라면 부성은 한번에 콱 쏟는 한 방 같은 것"이라고 표현한 그는 "저를 포함해서 누구나 느끼는 부성애의 코드를 영화속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우들을 고생시켜 정말 미안하다"는 그는 "처음엔 '한번 더'라고 했다가 나중엔 시선을 피한 채 '다시 갑시다'라고 했다"며 웃는다.

"아버지가 영화를 보시고 나서 '좀더 따뜻한 이야기를 하지 그랬냐'고 하셨어요. 다음엔 밝고 아기자기한 부자 이야기를 보여주고 싶어요"라고 덧붙였다.

< 김형중 기자 hkim@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