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야행 감독과 손예진, 고등학교 때 독서실서 떡볶이 먹던 인연?

　"고등학교 시절 (감독이) 항상 떡볶이 사주고, 오빠보다는 언니같은 존재였고, 수다떨기 좋아했는데 감독이 돼 나타날줄 몰랐어요."

톱스타 손예진이 21일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백야행'의 제작보고회에서 박신우 감독과의 해묵은 인연과 영화 배역, 사랑에 대한 느낌 등 소회를 밝혔다.

'백야행'은 일본 미스터리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과거에 발생한 살인사건 피해자의 아들 요한(고수)과 용의자의 딸 미호(손예진), 그리고 그들을 쫓는 형사 동수(한석규) 사이에 벌어지는 이야기다.

손예진은 자신의 배역에 대해 "미호는 굉장히 완벽하고 흠잡을데 없이 완벽한 캐릭터다. 직업은 미술 교사이고 자신의 이름을 건 디자이너숍을 오픈하기 위해 노력하는 인물이다. 약간은 비현실적이면서 영화 속 사건과 관련된 열쇠를 쥔 미스터리한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자신에 대한 팬들의 고정된 이미지나 환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손예진은 "지금까지 맡은 역할이 멜로가 많았고 항상 여성스러운 캐릭터였는데 어느 순간부터 코믹도 하고 이혼녀나 불륜녀를 하면서 기존의 제 이미지를 바꾼다고 생각들을 하시는 것 같다. 하지만 작품 선택에서 그런 건 사실 별로 중요하지 않다. 배우는 스크린 속에서 보이는 게 자신의 역할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현실 속에서 요한과 같은 남자의 사랑을 받으면 기분이 어떨 것 같나'라는 질문엔 "실제로 이런 사랑을 받는다면 좋겠지만, 그게 너무 지나치면 좀 무서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박신우 감독은 손예진과의 고등학교 시절 인연을 공개하기도 했다.

박 감독은 "고등학교 시절이었다. 10년 전인데 독서실 다니면서 여러명이서 함께 놀던 무리 중 하나였다. 그당시엔 배우가 될 거라 생각해 본 적 없다. 조용한 친구였고 늘 밝게 웃었다"고 회상했다.

'두 사람이 대체 무슨 계기로 만나게 된 건가. 미팅을 한 건 아닌가'라는 주위의 짖궂은 질문이 이어지자 손예진은 "둘이 그럴 스타일은 아니잖아요"라며 웃었다.

한편 4년여의 공백을 깨고 스크린에 돌아온 고수는 "한석규 선배는 늘 낚시 가자는 말씀을 했고, 손예진씨는 거울을 봤다. 나는 열심히 대본만 연구했다"며 은근히 자기 자랑(?)을 늘어놔 손예진의 눈총을 사기도 했다.

< 권영한 기자 champa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