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영화] 지구를 떠난 마지막 인류의 사투

 

서기 2173년 세계 인구는 247억명을 넘어 자원전쟁이 벌어진다. 인류는 지구와 환경이 비슷한 행성 '타니스'를 향해 탐사선을 발진시킨다. 탐사선에서 인공 수면 상태로 수년을 보낸 바우어 상병(벤 포스터)과 페이튼 중위(데니스 퀘이드)가 깨어났을 때 함께 탐사선에 탔던 사람 6만명은 거의 죽은 상태이고 살아남은 자들은 알 수 없는 괴물들의 공격을 받는다. 주인공들은 탐사선을 다시 가동시키기 위해 원자로에 접근한다.

'팬도럼(22일 개봉)'은 우주전쟁을 그린 SF 블록버스터가 아니다. 이미 지구가 멸망한 상태에서 인류 역사를 다시 시작해야 할 임무를 띤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들에게 닥친 문제는 탐사선 내부에 목숨을 위협하는 괴물들이 있다는 것. 그러므로 이 영화는 우주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나 마지막 몇분을 제외하고는 우주선 내에서 벌어지는 일들만 다룬다.

지구가 사라진 상태에서 남은 마지막 인류가 정체 모를 괴물들과 싸워 이겨야 새로운 행성에 다시 정착할 수 있다는 설정은 새롭다. 그러나 온통 어두컴컴한 우주선 내 이미지와 이미 여러 SF영화에서 본 듯한 괴물들의 모습은 그 새로움을 모두 상쇄해버리며 영화를 시시하게 만든다. 6만명을 태운 우주선치고는 매우 좁은 공간에서 사투가 벌어지는 것도 이 영화의 한계다. 관객들에게 가장 낯익은 배우 데니스 퀘이드는 영화 내내 한곳(잠에서 깨어난 선실)에 앉아 "바우어 상병, 내 말 들리나?"를 외치는 역할에 그친다. 다른 배우들의 액션은 좀비 영화와 B급 SF의 액션을 뒤섞은 잡탕 계열이다. 시간 때우기로는 별 탈 없는 영화이겠으나 기대는 낮추는 게 좋겠다. 결말의 반전은 꽤 인상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