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I] "세상 풍경 모두 캔버스에"

3년 전 동네 미술학원에서 붓을 처음 든 아마추어 화가들이 전시회를 갖는다.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에 화실을 둔 '산내회' 회원 4명이 그 주인공. 이들은 23~29일 '아트스페이스 율(YUL)'에서 '제2회 산내전(展)'을 개최한다.

야탑동에서 일식집을 운영하는 회장 이재원(62)씨와 ㈜아즈텍 고문 이의명(66)씨, 주부인 배영애(51)·윤숙(43)씨는 2006년 가을 야탑동의 한 미술학원 성인반에서 만났다. 학원이 문을 닫자 의기투합해 지금의 야탑3동 명지프라자 301호 100㎡(약 30평)의 공간에 화실을 마련했다. 십시일반으로 이젤과 유화물감 등 화구(畵具)를 갖춘 회원들은 시간이 날 때마다 자유롭게 화실에 들러 그림 연습을 해 왔다. 이재원씨는 "'산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주로 풍경화를 그린다"며 "당일치기로 지리산이나 설악산으로 멀리 다녀오기도 하고 가까운 남한산성이나 분당 율동공원에 나가 붓을 들곤 한다"고 말했다.

회원들은 1년에 한두 번씩 전문가를 모셔와 간단하게 코멘트를 받을 뿐, 별도의 미술지도를 받지 않는다. 서로가 서로에게 스승이 되고, 연습을 통해 스스로 붓질을 익히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선 지난 1년 동안 갈고 닦은 실력으로 그린 풍경화와 정물화 등 26점을 전시한다. 배영애씨는 "막연히 '그림을 그려보고 싶다'고 생각만 하고 시작하기 두려웠는데, 3년 전 일단 붓을 잡고 보니 술술 그려졌다"며 "이젠 사과를 보면 먹어야겠단 생각보다 색감과 명암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