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상욱, 영화'헬로우…'서 특별한 로맨스

동성애역 감칠맛 … "남성팬 쪽지 받고 당황"

"남자분한테 쪽지가 와서 당황했어요."

백호비도의 수장 대남보. 드라마 '선덕여왕'(MBC)에 등장하는 서라벌 십화랑 중 한명이다. 미생(정웅인)의 아들이자 서라벌 최고의 꽃미남. 천명공주(박예진)를 덕만공주(이요원)로 오인해 활로 쏘아 죽인 바로 그 남자다. 대남보 역의 류상욱이 최근 개봉한 영화 '헬로우 마이 러브'에서 프랑스 유학파 소믈리에이자 동성애자인 동화를 연기했다.

동화는 파리에서 만난 원재(민석)와 사랑에 빠진다. 동화는 한국에서 원재를 기다리던 연인 호정(조안)과 피할 수 없는 운명의 '원재 쟁탈전'을 벌이게 된다. 동화와 원재가 키스를 나누는 장면을 목격하고 충격에 빠진 건 호정만이 아니다. 스크린을 바라보던 관객들도 침을 꿀꺽 삼켰다. 동성 간의 키스지만 너무나 로맨틱하게 그려졌기 때문이다.

"사랑할 땐 여자를 사랑하는 것과 똑같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솔직히 (남자랑 키스한다는 게) 기분은 별로였지만. 제가 좋아하는 여자라고 자기 최면을 걸었죠."

키스신의 여파 때문인지 최근 그의 싸이월드 미니홈피로는 심심찮게 남자 팬들의 쪽지가 날아온다.

"이상하게 요즘 제 싸이월드 쪽지나 방명록에 남자분들 글이 많아요. 문제는 그 뉘앙스가 약간 여자 느낌이랄까. 당황스럽죠. 실제 제 성격은 남자다운 게 훨씬 많은데."

류상욱은 2007년 10월 배우가 되겠다는 신념으로 대구에서 상경했다.

"대구에만 있다 보니까 기회를 잡기가 어려웠어요. 연예기획사인 BOF에 인터넷으로 신청을 하고 오디션을 봤어요. 합격 통보받고 계약한 다음에 서울로 올라왔죠."

류상욱의 연예계 경력은 연예 전문 프로그램의 리포터로 시작됐다.

"비록 3개월이었지만 리포터 활동을 하면서 방송 적응력이나 순발력이 좋아진 것 같아요. 다행히 떨리긴 했지만 카메라 울렁증도 없었고요."

팬들과 먼저 만난 건 '선덕여왕'이지만 류상욱의 첫 연기 도전은 '헬로우 마이 러브'다. "연기가 뭔지도 모르고 시작했어요. 부족한 게 많다는 걸 많이 느꼈고, 앞으로도 기본기를 쌓는데 더 노력해야 할 것 같아요."

'선덕여왕'에선 전노민 정웅인 두 선배를 보면서 연기 열정을 배울 수 있었다. "두 분이랑 같이 찍는 부분이 많거든요. 두분 모두 연기를 너무 잘 하니까 대사만 주면 쉽게 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의외로 두 분 모두 촬영 들어가기 직전까지 대본 책을 놓지 않고 계속 연습을 하더라고요. 그걸 보면서 성공하기 위해선 역시 노력밖에 없구나라는 걸 느꼈죠."

류상욱은 최근 방송을 시작한 드라마 '인연 만들기'(MBC)에 출연하며 활동폭을 넓히고 있다.

"아직까진 길거리를 가거나 음식점에 가면 제 이름보다 '대남보'로 먼저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좀 섭섭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자극제가 되기도 해요."

< 권영한 기자 champa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