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금보장에 20% 수익을 주는 ELS가 있다던데, 그런 상품도 있나요?”
종합주가지수가 3월 저점 대비 64% 급등했다. 지난해의 쓰라린 경험을 했던 투자자들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으려는 심리에서 수익이 난 펀드를 계속 환매하는 추세다.
또 지난해 말 고금리 채권과 예금의 만기가 되면서 고금리 상품을 따라 돈이 움직이고 있다. ‘최고 연 22.05% 수익추구, 원금보장형·고수익 조기상환형 ELS’라는 신문기사를 스크랩해와 원금보장을 하면서도 고수익을 주는 상품이 맞느냐고 묻는 경우가 많다.
ELS(파생결합증권, Equity Linked Securities)는 증시동향과 어떠한 기초자산을 고르느냐에 따라 고수익이 될 수도 있고, 큰 손실을 줄 수도 있는 상품이다. ELS는 대부분 채권과 파생 상품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원금보장형과 원금비보장형으로 구분된다. 사전에 금리와 만기가 정해져 있으며, 주가나 코스피 지수가 정해진 조건을 만족시키면 약정된 기간에 시중금리보다 훨씬 좋은 수익률을 얻게 설계돼 있다.
가장 일반적인 형태가 ‘특정 주식(주가)이 6개월 후 10%이상 하락하지 않으면 10~20%의 금리를 준다’는 식의 금융상품이다. 위험을 감수하면서 고금리를 기대할 수 있는 적극투자형 상품이다.
하지만 ELS도 손실을 낼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주가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ELS 인기가 높았던 2007년이 대표적이다. 이때 가입한 금융·조선업종 등 기초자산이 많이 하락한 ELS의 경우 원금의 상당 부분을 손해 봤거나 손해볼 위기에 처해있다. 다행히 올해 주가가 급등해 많은 ELS가 10~20%대의 수익률로 조기상환이 되고 있다.
◆ELS 가입시 필수 체크리스트
거듭 말하지만 ELS는 상품에 따라 고수익을 주는 효자상품이 되는 반면 원금의 상당 부분을 잃을 수도 있는 상품이다. 상품 가입시에 반드시 점검해야 할 중요한 포인트를 점검해 보자.
1. 수익률보다는 기초자산의 전망이 먼저다!
수익률을 자랑하는 광고에 혹해서 ELS의 위험구조를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가입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투자자를 유혹하는 고수익 뒤에는 고위험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또한 ELS를 선택할 때 수익률 보다는 기초자산의 전망을 먼저 살펴야 한다. 최근처럼 높은 변동성을 보이는 시기에는 개별종목보다는 종합지수가 기초자산인 지수형 ELS가 유리하다.
2. 기초자산은 변동성이 낮은 자산이 유리하다!
2007년에 ELS에 투자해 손실을 본 상품은 공통점이 있다. 당시 주가가 많이 올라있는 주식이 기초자산으로 되어있는 경우다. ELS의 상환을 결정하는 시점은 당장이 아닌 6개월 후다. 따라서 이미 급등한 자산보다는 펀더멘털이 좋고 경기의 흐름을 타지 않은 내수관련 주식이나 고배당주가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필자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ELS의 기초자산은 KT, SKT, 한국전력, KT&G이다.
3. 투자 기간과 조기상환 조건을 반드시 확인하라!
간혹 급전이 필요하다면서 상환기간이 되기 전에 ELS 환매를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ELS는 조기상환이 되지 않으면 만기까지 기다려야 하는 장기상품이다. 기초자산의 가격이 좋지 않을 경우 장기간 자금이 묶일 수 있다. 평가손실이 나있는 상태에서 중도 상환하는 경우 평가손실 외에도 수수료(6개월 이내 10%, 금융사마다 다름)를 부담해야 하므로 만기를 고려해 여유자금으로 투자하는 것이 좋다.
◆ELS의 형제들...ELF, ELD, DLS?
ELS 외에도 ELF, ELD, DLS 같은 상품도 나와있다. 이름은 복잡해 보이지만 모두 ELS에서 출발한 상품이다. ELF(Equity Linked Fund)는 ELS를 투신(운용)사에서 운용하는 펀드형태로 만든 상품으로 은행과 증권회사에서 가입이 가능하며 ELS와 유사한 구조이다.
ELD(Equity Linked Deposit)는 은행의 정기예금과 주가를 연동한 상품이다. 일반적으로 원금보장형이며 상품의 다양성은 낮은 편이다. 특히 원금보장에 고수익을 준다는 말에 현혹되기 보다는 어떠한 조건에서 금리가 결정되는지를 꼼꼼히 확인한 후 가입해야 한다.
DLS(Derivatives Linked Securities)는 기초자산이 주가뿐 아니라 이자율·환율·유가 등 ELS보다 넓은 의미의 파생상품이다. 예를 들어,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천연가스 ETF 가격이 6개월 동안 60% 미만으로 떨어진 적이 없는 경우 연 14%의 수익을 주는 구조이다. DLS는 기초자산이 주식이나 주가지수 이외에도 파생상품, 날씨, 유가, 금 등 수많은 상품을 기초자산으로 하므로 기초자산의 향후 전망을 반드시 점검한 후 투자에 임해야 한다.
▶ 딸기아빠 김종석은?
현재 우리투자증권 마포지점 팀장으로 ‘딸기아빠의 펀펀 재테크’ 저자이기도 하다.
온라인에서 ‘딸기아빠의 재무설계펀드 이야기’라는 카페를 운영해 재테크 분야의 고수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주식, 채권, 부동산, 세금 등 다방면에 전문가적 식견을 자랑한다. 신문, 잡지 등에 고정 칼럼을 기고하고 방송에도 자주 출연한다. 저서로 ‘딸기아빠의 펀펀 재테크’(굿인포메이션, 2007), ‘재테크에 다시 미쳐라!’(인더북스, 2009), ‘2008 재테크 투자전략’(위즈덤하우스, 2008), ‘2007 부자들의 투자전략’(황금나침반, 2007) 등의 저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