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 페이퍼진] 파워블로거의 '영화-드라마 이야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식

이번엔 일본영화 한편 소개시켜 드리겠습니다.

아쿠타카와 수상 작가인 '오가와 요코'의 동명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입니다.

제목이 참 특이한데요. '박사가 사랑한 수식'입니다. 소재가 참 흥미롭습니다. 80분밖에 기억을 유지시키지 못하는 한 수학박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원작소설은 '정수, 소수 같은 수학 용어가 서서히 시의 언어로 다가왔다'라는 평을 듣는 작품입니다. 영화 역시 이를 잘 표현해 주고 있습니다.

수학이라. 개인적으로 참 못하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영화를 보고나니 생각만 해도 머리 아픈 수학이란 것이 너무나 새롭게 다가오네요. '수'로서 세상을 이야기하고, 또, 그 어떤 표현보다도 감성적인 분위기를 이끌어내는 묘한 매력의 영화입니다

영화로 들어가 볼까요.

사고로 인해 80분밖에 기억을 유지시키지 못하는 한 수학박사가 있습니다. 그의 전체 기억은 사고가 있은 1975년도의 봄에 머물러 있습니다. 형수와 함께 살고 있는 그인데, 과거의 사연 또한 있어 보이네요. 이 집에 가정부로 싱글맘인 '쿄코'가 들어오게 됩니다. 아이를 무척이나 사랑하는 박사이기에 '쿄코'의 초등학교 아들이 그의 집에 들러 식사를 같이 하도록 배려 해줍니다. 박사는 가정부 아들의 머리가 평평하다고 모든 수를 포용할 수 있는 루트 기호와 닮았다고 루트라는 별명을 붙여줍니다. 이렇게 이 셋의 관계가 시작이 됩니다. 80분 밖에 기억을 하지 못해 매일 이들 모녀를 다시 기억해야 하지만, 이들의 만남 속엔 많은 기억들이 생겨나게 됩니다.

세상 모든 것을 수로써 풀어가고 이야기하는 박사입니다. 수로써 표현하는데도 그 말 속에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올바른 관계, 그리고 인생, 세상의 진리와 사랑 등 많은 것들이 담겨져 있습니다. 비록 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참 스승의 모습을 갖춘 선생님입니다.

그렇다면,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박사가 가장 사랑한 '수식'은 무엇일까요.

그 수식은 바로 'e

(πi) +1 = 0' 입니다. 어디서 본 듯도 한데요. 네, 들어는 보셨죠. 오일러의 공식이랍니다. 자연로그의 밑인 e, 원주율, 덧셈에 대한 항등원 0, 곱셈에 대한 항등원 1, 허수 i가 모두 나오는 식이라 수학에서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식'이라고 한답니다. 박사는 이 수식을 우리가 사는 세상을 표현해주는 수식으로 여겼습니다.

'수'에서 감성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던 것인데, 이를 인생과 자연에 대비해 풀이해 나가는 박사의 모습이 잔잔하면서도 따스하게 가슴을 적시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영화의 마지막의 표현이 박사가 수식으로 나타낸 세상의 모습인 것도 같네요. 그 문구는 이렇습니다. '한 알의 모래에서 하나의 세계를 보고, 한송이 들꽃에서 하나의 천국을 보고, 손바닥에 무한을 실어 한 순간 속에서 영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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