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LG배 세계기왕전] 날아간 기회(機會)

 

 

 

〈제7보〉(77~92)=추쥔은 2004년 21세5개월의 나이로 중국 '최연소 명인'에 올랐었다. 최근 일본에선 20세4개월의 이야마(井山裕太)가 명인전을 통해 메이저타이틀 최연소 우승기록을 세웠다 해서 떠들썩하다. 여기서 퀴즈 하나. 한국의 역대 최연소 명인은 누구일까. 서봉수? 틀렸다. 그는 입단 20개월 만의 명인 등극으로 센세이션을 일으키긴 했지만 당시 19세3개월에 불과(?)했다. 정답은 스승 조훈현 아성을 한창 허물기 시작하던 무렵(91년 8월)의 이창호로, 당시 16세1개월이었다.

백 △는 상대의 형태를 일거에 허무는 비수(匕首) 같은 수. 흑은 78 자리로 잇고 싶지만 백이 '가'로 전체를 공격해오는 것이 겁난다. 고심 끝에 77로 비켜받자 78. 상중앙 흑 일단이 짚단처럼 무너지고 있다. 79 요소(要所)를 선수로 차지한 뒤 81로 정비한 것이 그나마 최선의 대응이었다는 평.

82부터 새 전단(戰端)으로 옮겨간다. 모처럼 반발한 83은 맥점이었지만 85가 문제수였다. 참고1도 1, 3으로 버텼더라면 백 3점이 무거워져 상중앙 쪽 흑 곤마가 부담을 덜었을 것이다. 91은 보통의 경우엔 참고2도 1이 강수지만 지금은 중앙 백세가 너무 강해져 좋지 않다. 92로 끼워 점입가경.